뉴욕의 맨해턴 상공에서 펼쳐진 테러와 응징이라는 피의 논리는 TV를 정점으로 한 매스컴이 삽시간에 수천명의 인명을 앗아간 잔악무도한 참상을 되풀이 보도함으로써 국민들의 증오심만을 부채질하는 듯 하다.
테러리스트들 역시 하나 뿐인 젊은 목숨을 화염속에 불사르며 우리에게 보내려는 메시지는 무엇인가를 한번쯤은 차세대의 지도자가 될 아이들에게 생각해보게 해야 되지 않겠는가? 걸프전쟁시 미 항공모함에서 병사들이 껌을 씹으며 쏘아대는 미사일의 포화속에서 엄마와 아빠를 잃은 중동 아이들이 테러리스트로 변신해 이제는 부모 원수 갚겠다고 칼 들고 미국 비행기를 탈취하고 있다.
미국 역시 맨해턴 테러의 증오심에 불타고 있는 아이들이 훗날 닌텐도 게임하듯 미사일의 버튼을 눌러댄다면 당하는 쪽의 선택의 폭은 가공할 생화학무기로 좁혀질 수밖에 없다. 이처럼 입지가 없는 악의 순환고리는 곧 핵으로까지 이어져 종국엔 인류의 종말을 고하고 말 것이다.
지구라는 바둑판 위에 흑과 백으로 나뉘어져 있는 하느님과 알라신의 대국은 친선게임이어야지 돈이 걸려있는 내기 바둑이어서는 안된다. 서로 이해에 눈이 멀어 강수만 고집할 때는 부처님이라도 잠에서 깨어나셔서 훈수라도 하셨으면 한다.
아무리 전문적인 드라이 클리너도 피로 얼룩진 옷의 얼룩을 뺄 수 없듯이 ‘테러 클리너’로 자청하고 나선 미국 역시 피로 얼룩진 역사의 얼룩을 말끔히 지울 수는 없다. 부시 대통령은 한번쯤 현대 신화를 일군 한국의 정주영 회장의 젊은 시절 빈대일화를 상기했으면 한다. 빈대를 죽이다 못해 침상목을 물이 담긴 세수대야에 담가놓고 자니 다음날 천장에서 떨어져 피를 빨아먹더라는 빈대의 집요함과 독불장군식의 방만한 경영은 화려했던 현대 신화를 퇴색시키고 말았다는 사실을 말이다.
미국만을 위한 영웅의식에 독단으로 열변하는 부시 대통령이 유엔기구를 구심점으로 테러를 근절하는 지혜를 짜내는 세계대통령으로 탈바꿈한다면 테러라는 ‘빈대’ 퇴치법은 정회장의 ‘침상목’ 해법같은 미사일 방어망 구축이 아니라, 방 전체를 깨끗이 해 남들과 더불어 사는 ‘청결’ 해법이라는 진리를 쉽게 터득할 수 있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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