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영화 ‘달마야 놀자’서 무거운 이미지 벗고 연기변신
벼르고 별렀다.
톱스타 박신양(33)이 코믹 영화에 출연했다. 데뷔 이후 늘 진지하고 무거운 이미지를 고수해온 그가 드디어 차를 갈아탔다. 고급 세단에서 경쾌한 레저카로. 시종 유쾌한 웃음이 터져나오는 코믹영화에 출연하면서 그동안 어깨를 짓눌러왔던 부담을 훌훌 털어냈다.
다음 달 9일 개봉하는 <달마야 놀자>(씨네월드, 박철관감독)는 그래서 더욱 기대가 되는 작품이다. 절을 손안에 넣으려는 조폭들의 중간보스 ‘재규’를 연기한 박신양은 “영화를 찍고 나서 이렇게 기분이 좋은 적은 없었다”며 한껏 들뜬 표정이다.
▲아홉 번 째 만에야
<달마야 놀자>는 그의 아홉 번 째 영화다. 정확히 말하면 그가 주연한 아홉 번 째 영화. 93년 <사랑하고 싶은 여자, 결혼하고 싶은 여자>로 데뷔한 그는 96년 <유리>로 주목받기 시작한다. 이후 <편지> <쁘아종> <모텔 선인장> <약속> <화이트 발렌타인> <킬리만자로> <인디안 썸머>에 출연하면서 진한 멜로 연기의 아이콘이 됐다.
하지만 그는 “이젠 멜로가 지겹다”고 말한다. 진작 차를 갈아타고 싶었지만 기회는 쉽게 오지 않았다.
그러다 만난 작품이 <달마야 놀자>. “시나리오를 보고 느낌이 바로 왔다”는 그는 개봉을 앞둔 지금 “너무 뿌듯하고 설렌다. 이렇게 기대되기는 처음”이라며 씩 웃는다.
성격상 차마 내 놓고 자랑은 못하지만 실제로는 입이 근질근질해 죽겠다는 표정이다. “모든 영화가 촬영을 끝낸 후 이처럼 개운하고 기분 좋으면 얼마나 좋을까”라는 의미심장한 말도 덧붙인다.
▲코믹연기는 안했다. 그래도 웃긴다.
박신양은 <달마야 놀자>에서 가장 안 웃기는 인물이다. 조폭을 대표해 스님과 ‘맞장’을 뜨는 어처구니 없는 짓도 하지만, 그보다는 언제닥칠지 모르는 위협으로부터 자신과 부하들을 지켜야하는 책임 때문에 시종 긴장감을 늦추지 않는다. 배역 상 박신양 자신은 코믹 연기를 할 여유가 없었던 셈이다.
때문에 박신양이 <달마야 놀자>를 통해 배우로서 옷을 바꿔 입었다고는 말할 수 없다. 하지만 그가 이제껏 고수해온 장르를 탈피한 것 만으로도 이 영화는 충분히 웃긴다.
▲돌아서면 가슴 찡한 휴먼 코미디
<달마야 놀자>는 코미디다. 조폭과 스님들의 한바탕 대결이라는 재미있는 설정의 웃기는 영화다. 그러나 좌충우돌 슬랩 스틱 코미디는 아니다. 핵 폭탄만한 위력의 웃음에는 위트와 재치가 살아있다. 그런데 여기서 그치지않는다.
결코 강요하지는 않지만 영화의 곳곳에 한번쯤 음미해 볼 만한 세상살이의 교훈이 조용히 스며들어있다. 때문에 영화가 끝나면 가슴 한 켠이 찡해진다. 한마디로 세련된 코미디.
박신양은 “스님이 ‘인생은 고행이야’라고 말하면 어렵다. 하지만 스님이 ‘사는 게 다 그래’라고하면 부담 없다.
<달마야 놀자>는 후자다. 휴머니티와 코미디가 이처럼 완벽한 앙상블을 이룬 한국영화는 없었을 것”이라며 자신감을 드러냈다. 그는 “좋은 친구가 생기는, 혹은 떠나가는 듯한 느낌을 동시에 받을 것”이라고 말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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