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비행기 무덤’ 모하비 공항에 200여대..계속 늘어
요즘 미국에서 가장 분주한 공항 가운데 하나는 사막 한가운데 있는, 일반인들이 예상하기 가장 힘든 곳에 있는 공항일 것이다. 이 공항의 특이한 점은 대부분의 여객기들이 착륙만 할 뿐 이륙은 하지 않는다는 것이다.
LA 다운타운에서 북쪽으로 약 100마일 지점에 있는 모하비 공항은 상업용 여객기의 미국내 최대의 무덤으로 이 공항이 바쁘게 움직인다는 것은 항공업계가 침체에 빠져들고 있다는 반증이기도 하다.
"보다 많은 비행기를 수용하기 위해 공항 면적을 넓힐 계획이다. 이렇게 돈버는 것을 원하지는 않는다. 하지만 비행기들이 어디론가는 가야 되는 것이 아니냐"
공항 제너럴 매니저 댄 사보비치는 말한다.
이 공항에는 엔진과 창문을 테입으로 가린 채 활주로에 서있는 일곱 대의 747 점보기를 비롯, 거의 200대의 비행기가 있다.
뉴욕 세계무역센터와 워싱턴 DC의 펜타곤에 대한 끔찍한 항공기 테러 이후 탑승객 격감으로 심각한 타격을 입고 있는 항공업계는 새 항공기 구입을 연기하거나 노후한 항공기들을 퇴역시키고 있다.
지난 9월11일 테러 이후 각 항공사들이 퇴역시키거나 아예 폐기시킨 여객기는 평소의 무려 10배나 됐고 심지어는 10년전 불어닥쳤던 항공업계의 불황 때보다도 많다. 이 공항에 착륙하는 여객기를 보더라도 아메리칸, 델타, 콘티넨탈, 유에스 에어웨이스 등 미국의 주요 항공사들을 총망라하고 있다.
"과거 어느 때보다도 많은 비행기들이 도착하고 있다. 문제는 이번이 과거보다 더욱 심각하다는 것이다"
지난 1971년 이후 이 공항을 관리한 사보비치의 설명이다.
영국 런던에 있는 항공사 자산평가회사 에어 클레임스에 따르면 9월1일 현재 모하비 공항과 같은 비행기 무덤에 세워져 있는 퇴역 여객기는 세계적으로 사상 최고수준인 1,100대다. 그런데 이 숫자는 내년까지 총 2,000대에 이를 것으로 보인다.
지난 달 테러 이후 여객기 퇴역 혹은 폐기 계획을 밝힌 항공사는 11개로 그 규모는 총 556대에 달한다.
이 가운데 거의 과반수에 가까운 280대가 보잉 항공기로 집계됐다. 세계최대의 항공기 제작회사인 보잉은 내년 항공기 인도 예상대수를 당초 500대에서 400대로 최근 하향 조정하면서 직원도 최고 3만명까지 감원할 계획이라고 발표했다.
"9월11일의 테러와 이에 따른 아프간 공습 등 미국의 대응으로 상업용 항공업계의 전망은 극적으로 변하고 있다. 항공사들의 운항 스케줄 감축으로 퇴역 항공기의 숫자는 더욱 늘어날 것이다"
메릴린치의 재정분석가 바이런 캘란은 말한다.
빅터빌에 있는 또 다른 상업용 대형 항공기 계류 및 정비시설인 서던 캘리포니아 로지스틱스 공항에 도착하는 비행기 숫자도 지난 달 테러 이후 급증했다. 이 공항은 불과 작년에 문을 열었지만 이미 180대의 항공기들이 줄지어 서있다.
이 공항의 항공기 계류비는 보잉 747같은 동체가 큰 와이드 바디형은 한 달에 500달러, 737같은 중형 항공기는 250달러로 LA 국제공항 주차료보다도 저렴하다. 폐기 항공기의 해체는 공항 옆 작업장에서 행해진다.
분해된 알루미늄 동체 조각들은 대형 크레인이 재활용 컨테이너에 적재하고 엔진, 날개, 승객 좌석 등 나머지 부품들은 다른 항공기 설비를 위해 사용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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