발암물질을 쥐에 투여해 암에 걸리게 한 뒤 된장을 먹이면, 된장을 먹이지 않은 쥐보다 암 조직의 무게가 크게 줄어든다. 인위적으로 쥐를 유방암에 걸리도록 한 뒤, 한 그룹에는 먹이에 된장을 10% 섞어 주었고 다른 그룹에는 보통 먹이를 주었다. 그러자 암 덩어리가 각각 평균 1.5개와 4.5개로 큰 편차를 보였다.
간암의 경우에도 된장을 먹은 쥐는 암 조직이 3분의1로 축소됐다. 매일 된장국을 한 그릇씩 먹은 사람은 먹지 않은 사람에 비해 위암 발생 비율이 30%나 낮아졌다. 된장에서 추출한 콩펩타이드 분말을 쥐에 먹였더니 대장암, 위암은 물론 백혈병으로도 불리는 혈액암 등에 탁월한 효험을 냈다.
"한인의 사망원인 중 암이 으뜸"이란 LA카운티 보건국의 최근 발표로 된장이 새삼 관심을 끌고 있다. 옹가네, 참그루, 해찬들, 청정원, 종가집, 삼양, 하나로, 왕, 색동표, 그린피스, 초립동, 수복표… 종류도 많고 맛도 조금씩 다르지만 미국에 사는 자녀들은 한국전통 음식인 된장에 덜 우호적이다. 냄새나 색이 끌어당기지 않는 데다 서구음식과 자극적인 인스턴트식품에 혀가 길들여져 있는 터라 된장찌개의 은근함이 어필하기 힘들어서다.
그래서인지 자녀에게 된장찌개를 먹이기 위해 전장의 지휘관처럼 머리를 이리 저리 굴려보는 주부들이 한둘이 아니다. "몸에 좋으니 조금이라도 먹어보라고 여러 차례 구슬려 보았는데도 막무가내라 당장은 포기했다, 좀 더 커지면 먹게 되지 않을까 기대한다" 테러와의 전쟁에 대해 미국이 취한 자세처럼 장기전에 돌입한 주부의 얘기다. 다른 주부는 "된장찌개를 먹지 않았으니 아파도 아프다고 말하지 말라"며 오사마 빈 라덴을 넘겨주지 않으면 각오하라는 부시 대통령의 대 달레반 경고와 흡사한 엄포도 놓는다.
"주말에 순두부 전문식당에 데려가 한 그릇씩 시켜 주었더니 조미료를 많이 넣어서 그런지 아이들이 맛있다고 했다. 순두부나 된장찌개나 모두 콩으로 만든 형제음식이라고 했더니 그 후로 된장찌개에 조금씩 손을 대더라" 아프가니스탄 북부동맹군을 앞세워 탈레반 거점을 장악한 미국의 방패막이 전략같이 된장에 대한 거부감을 순화시킬 심산으로 순두부를 앞세우는 현명한 주부도 있다.
"된장찌개는 남은 것을 재탕해 먹게돼 싫다는 아이들에게 끓이면 세균도 죽고 맛도 더 부드러워 진다고 둘러대 본다"는 한 주부는 북부동맹을 주축으로 한 정권이 탈레반 정권보다 주민들에게 더 좋은 삶을 보장할 것이란 주장처럼 ‘국면전환용’ 대응도 한다.
’정크푸드’에 심하게 노출돼 있는 자녀에게 된장을 먹이려는 어머니들의 ‘작은 전쟁’은 버겁긴 해도 가치 있는 ‘전쟁’이라 여겨진다.
댓글 안에 당신의 성숙함도 담아 주세요.
'오늘의 한마디'는 기사에 대하여 자신의 생각을 말하고 남의 생각을 들으며 서로 다양한 의견을 나누는 공간입니다. 그러나 간혹 불건전한 내용을 올리시는 분들이 계셔서 건전한 인터넷문화 정착을 위해 아래와 같은 운영원칙을 적용합니다.
자체 모니터링을 통해 아래에 해당하는 내용이 포함된 댓글이 발견되면 예고없이 삭제 조치를 하겠습니다.
불건전한 댓글을 올리거나, 이름에 비속어 및 상대방의 불쾌감을 주는 단어를 사용, 유명인 또는 특정 일반인을 사칭하는 경우 이용에 대한 차단 제재를 받을 수 있습니다. 차단될 경우, 일주일간 댓글을 달수 없게 됩니다.
명예훼손, 개인정보 유출, 욕설 등 법률에 위반되는 댓글은 관계 법령에 의거 민형사상 처벌을 받을 수 있으니 이용에 주의를 부탁드립니다.
Close
x