화제의 영화 ‘해리 포터’와 관련, 존 윌리엄스는 자기 자신의 불문율을 깼다. ‘스타워즈’ ‘인디애나 존스’ 시리즈 등으로 유명한 현역 최고의 영화음악 작곡가인 윌리엄스는 영화음악을 작곡할 때 작품마다 항상 새롭게 접근한다.
영화를 보기 전에 결코 시나리오를 읽지 않는다. 만약 영화가 문학작품을 토대로 만든 것이라면 그 원작소설 또한 손에 잡지 않는다.
"영화를 보기에 앞서 그 작품의 이미지를 미리 머리 속에 담지 않는다. 나는 매일 영화 속에서 산다. 사무실에 있는 TV에 영화를 켜놓고 꼼꼼하게 음악을 듣는다."
윌리엄스는 말한다.
하지만 오늘(16일) 개봉하는 해리 포터는 예외적이다.
"아이들이 책을 읽어서 나도 덩달아 해리 포터를 읽었다. 내가 이 영화음악을 작곡하게 될 줄은 정말로 몰랐다. 그리고 내가 이 책을 읽을 때는 이것이 영화로 만들질 것으로 상상도 하지 못했다."
다행히 영화는 원작에 철두철미하게 충실했기 때문에 윌리엄스는 책을 읽었을 때의 첫 인상에 대해 우려할 필요가 없었다. 그가 해야 할 일은 영화의 느낌을 음악이라는 매체로 표현만 하면 되는 것이었다.
"성공적인 영화음악의 작곡은 등장인물을 선율로 훌륭하게 인식하는 작업이다. 나는 내가 눈으로 보는 이미지와 잘 어울리는 멜로디를 만들려고 한다."
윌리엄스는 이 영화 속에 등장하는 사람, 동물 등 여덟 가지를 묘사하는 소품들을 동시에 작곡했다. 이들 소품은 어린이 콘서트에서 연주하기 위해 만든 것이다. 세 개의 머리가 달린 감시견 플러피 소품은 악기 콘트라바순으로 묘사했다. 악기의 독특한 음색은 듣는 사람에게 꾸벅꾸벅 조는 개의 모습을 금방 연상시킨다.
윌리엄스는 이 영화가 원작에 거의 가깝게 제작됐기 때문에 책을 읽은 사람들도 즐겁게 할 것이라고 장담한다.
"영화음악을 녹음할 때 여덟 살짜리 어린이들을 초청했었다. 아이들은 스크린을 보면서 음악을 들을 수 있었지만 화면 속의 대화는 들을 수 없었다. 하지만 아이들은 등장 인물들을 모두 알 수 있었다. 어린이들은 자신들이 보는 것이 무엇인지 설명을 듣지 않고도 충분히 그 내용을 파악할 수 있었다."
러닝타임이 2시간33분인 이 작품의 영화음악을 작곡하면서 윌리엄스의 뇌리를 잠시도 떠나지 않은 단어는 ‘마술’이었다.
"나는 무중력 상태, 비행, 날랜 손재주 그리고 해피엔딩 등을 묘사하려고 했다. 그래서 멜로디는 영화보다는 연극 분위기를 더욱 강하게 풍긴다. 주제음악을 들으면 영화관보다는 연극 무대 앞에 앉은 느낌이 들 것이다."
윌리엄스가 이 영화 가운데 가장 인상 깊게 본 것은 부엉이 헤드윅의 우편배달 장면이다.
"한 개의 봉투로 시작한 이 장면은 방안을 가득히 메우는 1,000개의 봉투로 끝난다. 너무 멋있었다. 지금까지 영화에서 이런 장면을 본 적이 없다."
영국 런던에서의 시사회에서 폭발적인 반향을 불러일으킨 이 영화는 스크린 음악의 거장 윌리엄스의 가세가 상당한 몫을 한 것으로 평가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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