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 1963년 11월 22일존 F. 케네디 암살. 3개월 뒤인 64년 2월 7일 영국 그룹 ‘비틀스’ 뉴욕 케네디 공항 도착. 언론은 이를 ‘영국의 공습(BritishInvasion)’이라 명명했다.
2. 2001년 9월 11일 뉴욕테러. 11월 16일 ‘해리 포터와 마법사의 돌’ 미국 박스 오피스 역사를 다시 쓰다.
두 사건에는 공통점이 있다.
미국인이 가장 우울해 있을 때 영국의 문화상품이 그들을 위로했다는 것이다. 그러나 해리 포터의 열풍에는 또 한가지 코드가 있다.
바로 ‘판타지’이다. 중세 유럽에서 절정을 이룬 판타지소설은 모더니즘의 영향이 강했던 1980년대까지는 문화계 변방에 서 있었다.
그러나 포스트 모더니즘이 발원하기 시작하면서 장르로서의 판타지는 엄청난 상업적 파괴력을 과시하면서 제도권 문화 깊숙이 파고 들었다.
판타지는 일단 현실의 논리체계를 무력화하는 상상력을 기반으로 집단논리보다는 개인적 기호를 중시하게 되는 20세기 말의 취향과 맞물려 크게 번성한 것이다.
디지털 세상이 가능하게 하는 가상 현실은 리얼리즘보다는 확실히 판타지와 뿌리가 가깝다.
발전한 영화기술은 대형 판타지 영화의 제작을 더욱 부채질했다. 영국의 판타지 소설 작가 J.R.R. 톨킨이 12년에 걸쳐 완성해 1945년 발표한 ‘반지의 제왕’은 40개 언어로 번역돼 1억 권 이상팔린 책.
머리 속으로 짜낸 기괴한 종족들의 이미지는 엄청난 그래픽 기술에 힘입어 영화로 태어났다. 2억 7,000만 달러를 들여 3편이 동시에 제작돼, 12월 28일 1편 ‘반지 원정대’가 국내 개봉한다.
‘해리 포터’와 ‘반지의 제왕’은 모두 영국 켈트족이나 북구의 신화와 전설, 중세 유럽의 기사담을 모태로 하고 있다.
반면 액션과 엽기 코드를 가미한 ‘한국형 판타지’인 ‘화산고’(감독 김태균)은 순제작비 40억 원을 들여 최근 인기를 끌고 있는 학원무협에 판타지 형식을 짜넣었다.
역시 후반 작업에만 6개월여가 들었을 정도로 디지털 기술이 많이 들어갔다.
변방의 문화였던 판타지는 영화기술과 만나면서 가장 엄청난 파괴력을 지닌 블록버스터로 ‘버전 업’해 12월 극장가를 공습하고 있다.
전세계적으로 암울한 뉴스들이 터져 나오고 있는 시점이기에 그 파괴력은 더욱 클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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