옥병광(미국명 스탠리) 사장이 운영하는 ‘US트레이딩& 어소시에이츠’사는 미 전국에 2,600여개의 체인점을 소유한 대형 유통업체 ‘앨벗슨(Albertson’s)’의 전문 바잉 에이전트. 한인업체가 주류사회 대형 업체의 전문 에이전트 역할을 하는 것은 드문 일로 이 회사는 생활용품과 계절상품 등을 아시아 각국에서 생산·수입해 앨벗슨등 거래처에 독점 납품함으로써 연간 4,000만달러의 매출을 올리고 있다. 중국의 WTO 가입등 급변하는 무역환경 속에서 무역업 진출 한인업체도 늘어나고 있는 가운데 주류 시장을 상대로 20년간 한 우물만을 파온 옥 사장의 비즈니스 노하우를 들어본다.

◇일관성 있는 주류시장 공략
지난 81년 회사를 설립하기 전 주류사회 상대의 마케팅 분야에서 일했던 옥 사장은 회사의 기본 방향을 철저히 주류시장 공략으로 설정하고 모든 운영 방침을 한 분야로 집중시켰다. 중국등지에서 중·저가 상품을 들여오는 탓에 한인 업자들과의 사업기회도 있었으나 이를 과감히 뿌리치고 계속 주류시장만을 두드려 알파베타, 럭키, 앨벗슨등 대형 체인점들과 거래를 맺었다. 한 번 거래를 트면 손해를 보더라도 납품 조건을 지키고 신용을 쌓아 나갔다. 알파베타가 럭키에 흡수되고 앨벗슨이 럭키를 흡수하는 등 업계의 지각변동이 일어나는 과정에서 주류시장 전문업체라는 인정을 받은 회사는 결국 앨벗슨으로부터 몇 안되는 독점 에이전트 자격까지 따내 일관된 노력의 대가를 받았다.

◇철저한 시장조사
옥 사장의 회사가 취급하는 상품은 소비자들의 기호에 따라 민감하게 움직이는 계절상품이 주를 이루고 있다. 따라서 적어도 1년 전에 상품 개발과 계약을 마쳐야 한다. 미국인들의 취향에 맞아 떨어지는 상품개발을 위해 소매점을 일일이 다니며 연령에 따른 소비자들의 취향을 꼼꼼히 점검했다. 또 전국 각지의 전시회(Trade Show)등을 빠지지 않고 참가해 현재의 시장추세와 앞으로의 전망, 동종업계의 제품생산 현황등을 면밀히 조사한다. 여기에 업계 전문가들의 의견을 충분히 수렴해 생산 계획에 들어간다. 계획이 완성되면 생산지인 중국의 생산공장 선정에 들어가는데 이 과정에서도 한국과 홍콩등지의 정보를 총동원, 가장 적합한 업자를 선정한다. 즉 최종 소비자와 도매업체, 생산자등 모든 유통 과정에서 시장 조사를 빠뜨리지 않는다.

◇전문성 확보
어느 업종이든 그 분야에서 성공하려면 누구보다 전문성을 갖춰야 한다. 이같은 전문성은 리서치와 경험, 양쪽을 모두 바탕으로 해야 한다. 즉 무역업이 이제는 단순히 물건을 수입해다 파는 비즈니스가 아니라 바이어를 위해 상품의 개발과 가격 설정, 시장성등 광범위한 서비스를 제공해야 하는 만큼 상품의 질과 가격대, 그리고 정보등을 항상 꿰뚫어 볼 수 있어야 한다.
특히 신용을 위해 제품의 질과 정시 납품을 가장 중요시한다는 영업 방침에 따라 옥씨는 해외 생산공장을 일년에도 몇 차례 직접 방문, 생산라인에서부터 포장, 운반등 각 단계별 검사를 철저히 한다.

◇무역업에 대한 조언
흔히 무역업이라고 하면 큰 돈을 번다는 선입관으로 쉽게 생각하는 경우도 있으나 욕심을 버리고 인내심으로 장기간에 걸쳐 신용과 성실로 전력투구해야 한다는 것이 그의 조언이다. 옥 사장은 "첫 거래도 1,800달러로 시작했다. 하루 수 십명의 세일즈맨을 상대하는 미국인 바이어로부터 퇴자를 맞을 때도 많았다. 하지만 일관성 있게 성실한 자세로 꾸준히 도전하면 반드시 기회가 있다는 것을 배웠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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