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 최대 미디어 그룹인 AOL-타임워너는 제럴드 레빈(62) 최고경영자(CEO)가 퇴임하고 후임에 현 최고운영책임자(COO)인 리처드 파슨스(53)를 임명했다고 5일 발표했다. 레빈의 조기 퇴임은 AOL과 타임워너의 합병이 마무리됐기 때문인 것으로 알려졌다. 레빈은 이날 준비된 발표문을 통해 "합병 작업이 성공적으로 완료돼 그동안 퇴임 시기를 저울질하고 있었다"고 밝혔다.
그러나 그의 후임 자리를 놓고 내분이 생길 것을 우려, 레빈이 직접 소수계 출신의 흑인 파슨스를 지목하고 일찍 자리를 떠나는 것으로 업계에서는 보고 있다. 당초 업계에서는 파슨스보다는 그와 함께 공동 COO를 맡았던 로버트 피트먼이 후임 CEO가 될 것이라는 예상이 지배적이었다.
AOL과 타임워너가 합병해 탄생한 AOL 타임워너의 회장 자리에 AOL 출신 스티브 케이스가 오르면서 AOL 출신들의 입지가 강해졌고, 특히 케이스 회장의 심복인 피트먼은 공동 COO를 역임하면서 막강한 영향력을 행사했었기 때문.
그러나 파슨스가 워싱턴 정가와도 친분이 있고, 미디어 산업의 중심부인 뉴욕 맨해턴에서도 신임을 얻고 있어 피트먼을 제치고 CEO로 발탁됐다는 후문이다. 실제로 월가 애널리스트들은 파슨스를 "완벽하게 어울리는 경영자" "의견 통합의 달인"이라고 극찬하며 그의 등극을 반겼다.
한편 CNN, MSNBC, 영국 파이낸셜 타임스(FT) 등은 파슨스 신임 CEO가 흑인이라는 사실을 크게 부각해 보도했다. 흑인 CEO 탄생은 어제오늘의 일은 아니지만, AOL 타임워너가 세계 최대 미디어 기업이며 미국인들의 생활에 막대한 영향력을 행사하는 문화 세력 중 하나라는 측면에서 볼 때 획기적인 일이라는 것. 특히 FT는 파슨스의 AOL 타임워너 CEO 발탁은 콜린 파월이 연방 국무장관에 오른 것과 비견된다고 평가했다.
파슨스는 다임 은행의 CEO를 역임했으며 지난 95년 타임워너에 입사, 영화 음반 담당 사장으로 활약했다. 올해 초 취임한 조지 W. 부시 대통령이 무역대표부(USTR) 대표에 임명할 뜻을 밝혔지만 고사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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