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 크리스마스를 기해 뉴욕의 록펠러센터에 세워질 장식용 소나무가 결정되었다고 한다. 뉴저지 어느 곳에서 찾아낸 81피트짜리 웅장한 노르웨이 소나무라고 한다. 이 일은 해마다 뉴욕뿐 아니라 미국 전체, 그리고 세계적으로 유명한 행사이다.
관광객들이 이 소나무에 걸쳐지는 크리스마스 장식을 보기 위해 붐비고 나도 거의 해마다 이것을 볼 기회를 만들어 왔다. 그 웅장함, 그리고 그 아름답고 사치스런 장식은 늘 나를 감탄케 하였다.
그런데 이것을 감상하면서 늘 아쉬운 느낌이 하나 든다. 저 늠름하고 잘난 소나무를 왜 꼭 베어서 써야 되느냐 하는 것이다. 물론 많은 사람들을 즐겁게 해주는 역할을 잠시 하지만 이것은 역시 목숨을 빼앗아버리는 행위임에 틀림없다.
돈이 그렇게도 많은 록펠러재단에서 이런 목적으로 쓸 수 있는 인공 소나무쯤은 쉽게 만들 수 있을 것이다. 요즘은 아주 훌륭한 인공 소나무를 많이 쓰고 있지 않은가? 그리고 뼈대 역할을 하는 소나무 자체보다는 장식을 어떻게 하느냐 하는 것이 크리스마스 트리를 아름답게 하는데 더 중요하다. 그렇게 쭉 뻗고 늠름한 소나무를 어떠한 이유에서든지 잘라 죽이는 것은 애석한 노릇이다.
더구나 그 소나무가 크고 잘났다는 이유 때문에 이런 일을 벌이고 있으니 더욱 더 안타깝다. 그 잘난 소나무를 그 자리에 둔 채 거기에 훌륭한 장식을 하고 사람들을 초대해서 보고 즐기게 할 수도 있지 않은가 말이다.
미인은 박명하다는 말이 있다. 그 이유는 그 미인을 그대로 두고 보지 못하는 짓궂은 남성들 때문이다. 20세기의 미녀 배우 마릴린 먼로의 예를 생각해 보면 알 것이다.
여자에게만 국한된 것이 아니다. 세상 사람들은 똑똑하고 일 잘하고 성공적인 사람들을 그대로 두고 보거나 받들거나 밀어주지를 않는다. 자기네들과 직접 이해관계가 없으면 그대로 두고 보기라도 했으면 좋겠다.
미국 사람들의 개인주의적인 태도가 오히려 바람직할 때가 많이 있다. 한국의 정치계를 보라. 매일 매일 대서특필되는 것이 서로 중상모략하고 욕지거리를 교환하는 것 이외에 무엇이 있는가?
"사촌이 논을 사면 배가 아프다"라는 속담이 있어서 그런지 몰라도 한국 사람들처럼 질투와 시기를 노골적으로 나타내는 사람들을 본 적이 없다.
높은 나무가 바람을 많이 타는 것은 사실이다. 사람은 나무가 아니다. 자기 보다 돈이 많거나 지식이 높거나 사회적으로 활동이 눈부신 사람들을 그대로 두고 보지 못한다. 흠이 없으면 트집을 잡아서라도 또 혹시 트집잡을 것이 생기면 그것을 기회로 이런 사람들을 맹렬하게 끌어내리고 파괴하려고 덤빈다. 이것은 열등의식의 발동이다.
이 열등감이라는 것은 굉장히 불쾌하기 때문에 사람들은 이것을 극복하기 위해서 두 가지 무의식적 정신적 방법을 쓴다. 한 가지는 자기가 그 사람을 도저히 따라갈 수 없으니 그 사람을 자기 수준으로 끌어내리려 한다. 그러려면 상대방을 갖은 방법으로 중상 모략하게 된다. 또 한가지는 자기가 애써 노력하여 자기 자신을 상대방의 수준이나 그 이상으로 끌어올리는 방법이다.
더 이상 말하지 않아도 이 두 번째 방법이 참으로 건설적이고 자기 자신에게도 이롭고 사회에도 공헌이 된다는 사실을 알 수가 있다.
이번 크리스마스에는 모두 록펠러센터의 크리스마스 트리 앞에 서서 애도와 건설적인 생각으로 이를 감상했으면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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