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쁜 이민생활 속에서도 지칠 줄 모르는 창작의지로 예술에 대한 꿈을 포기하지 않는 LA의 한인 문화예술단체들. 한해가 저무는 이즈음 이들 문화예술단체가 지내온 일년을 조명해 보면서 다가올 또 다른 한해의 새로운 시작을 꿈꿔보는 것도 의미심장하다. 나름대로 성과와 아쉬움이 교차한 문학계, 음악계, 미술계의 2001년을 연말시리즈로 정리해 본다.
◎ 문학계
올 한해 문학계는 어느 해보다 그 양과 질에 있어 수확이 많았던 것으로 평가되고 있다.
지난 5월 미주크리스천문인협회(회장 이언호)와 한국소설가협회(회장 정을병)가 이민 100주년을 기념해 공동발간한 소설집 ‘나는 지난 여름 네가 그 땅에서 한 일을 알고 있다’는 한국정부의 지원을 받아 출간된 이민사상 첫 한국 및 현지 소설가들의 공동작품집이라는 특별한 의의를 지닌다.
미주 문학계에 새롭게 문패를 건 단체들도 어느 해보다 많았다. 지난 6월 미주한국소설가협회(조정희)가 결성된 것을 시작으로 9월과 10월에는 각각 국제펜클럽 한국본부 미주지역위원회(회장 전달문)와 한국문인협회 미주지회(회장 최백산)가 LA에서 창립식을 갖고 앞으로의 활동 채비를 꾸렸다.
펜클럽 한국본부 미주지역위원회 전달문 회장은 "올해는 제한적이었던 미주문인들의 작품이 한국문단으로 진출하는 교두보를 마련한 해"라며 "한국내 공신력 있는 문인단체 가입을 통해 미주 문인들도 정식으로 중앙문단 호적에 이름을 올린 것"이라고 말했다. 펜클럽과 한국문협 두 단체 미주지회에 가입된 회원들의 작품중 일부는 내년 봄에 한국에서 발간되는 문예지 ‘펜문학’과 ‘월간문학’에 미주특집으로 실려 한국내 독자들에게 읽히게 될 전망이다.
2001년은 한국내 저명한 문인들의 LA행 발걸음도 이어졌다. 지난 3월과 4월에는 김남조 시인, 소설가 이문열씨가 미주 문인들과 만나 문학적 의견을 나눴으며 7월에는 한국문인협회 신세훈 이사장이 제14회 해변문학제 초청강연차 LA를 찾았다. 8월에는 소설가 이호철씨가 문학강연을 가졌고 9월에는 국제펜클럽 한국본부 성기조 회장, 한국시조계의 거목인 정완영 시조시인이 방문해 문인들과 교류를 나눴다.
10월에는 시인 박동규 교수(서울대), 성춘복 전 한국문인협회 이사장 등 문학계의 중진들이 방문해 지회결성식 등 현지일정을 마쳤고 같은 달 한국수필가협회 조경희 회장은 LA에서 제미수필문학가협회(회장 김영중)와 제7회 해외수필문학 심포지엄을 성황리에 개최했다.
한편 미주문단에서 20년 전통을 자랑하는 미주문인협회(회장 송상옥)는 눈에 띄는 행사보다는 단체와 회원들의 내실을 다지는 한해를 보냈다. 송상옥 회장은 "회원들의 창작열 고무와 작품의 수준 향상이 가장 큰 성과"라며 "미주문학 신인상과 회원 영입을 통해 새롭게 가입된 30여명의 문인들도 향후 문단 발전에 큰 기여를 할 것으로 기대한다"고 말했다.
지난 달 발간된 미주문인협회의 문예지 ‘미주문학’ 제18호는 지면이 종전에 비해 30%이상 증편돼 수록 작품수가 증가했으며 작품의 수준도 많이 향상돼 주제가 이민생활의 고달픈 신세타령에서 벗어나 현실을 직시하는 문제, 삶의 근본적 괴리 등 문학적 깊이를 갖췄다고 평가받고 있다.
한편 2001년 문학계는 김문희씨의 표절시비 파동, 한미소설가협회 결성 백지화, 중견문인간의 의견차로 빚어지는 문인단체들 간의 극명한 분리 등 뜻깊은 성과들이 가려지는 아쉬움을 남기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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