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프가니스탄 전쟁이 가져온 탈레반 정권의 유명세를 타고 개봉된 영화 ‘칸다하르’에 나오는 배우가 20년 넘게 법망을 피해다니던 청부살인범이라며 미수사당국이 칼을 갈고 있다.
문제의 인물은 지난달 전국에서 개봉된 영화 ‘칸다하르’에서 정의파 미국인 흑인 의사로 나오는 배우 하산 탄타이. 메릴랜드주 검사 더글러스 갠슬러는 바로 그가 1980년 미국에서 발생한 이란외교관 알리 아크바르 타바타바이 암살사건의 범인이라고 주장하고 나섰다.
갠슬러 검사에 따르면 탄타이라는 예명으로 등장하는 배우가 실제로는 다우드 살라후딘(51)로 출생 당시 이름은 데이빗 벨필드였으나 젊었을 때 회교도로 개종하면서 살라후딘이라는 이름을 쓰기 시작했다.
살라후딘에 의해 피살된 타바타바이는 레자 팔레비가 이란왕으로 있을 때 주미이란대사관 공보관을 지냈던 인물로 1979년 팔레비 정권을 무너뜨리고 들어선 아야툴라 호메이니 정권을 계속 비난, 호메이니의 입장에서 보면 ‘반혁명분자’였던 셈이다.
호메이니 정권의 사주를 받은 살라후딘은 1980년7월 삼엄한 경비를 뚫기 위해 우체부로 변장하고 타바타바이 집에 잠입, 실탄 3발을 발사해 타바타바이를 죽이고 이란으로 도망쳐 호메이니 정권의 비호를 받고 살았다. 살라후딘은 1995년 워싱턴포스트 및 ABC-TV와 가진 인터뷰를 통해 "현금 4,000달러를 받는 외에 의사 교육을 위해 중국 유학을 시켜준다는 조건으로 호메이니 정권의 청부살해 제의를 수락했다"고 털어놨다.
지난해 12월 뉴욕에서 먼저 개봉됐다가 전국 은막으로 퍼진 영화 ‘칸다하르’는 탈레반을 주제로 한 몇 안되는 영화로 캐나다에서 활동하는 여기자가 여성을 가축처럼 천시하던 탈레반 치하의 아프가니스탄에 잠입, 자매를 찾는다는 내용이 줄거리다.
이 영화에서 탄타이는 아프간 주민들을 상대로 의료봉사를 계속할 수 있도록 탈레반을 속이기 위해 긴 가짜 수염까지 달고 일하는 정의파 미국의사로 나오는데 가짜 수염을 벗어 던지고 실제 얼굴 전체를 보여주는 장면도 있다.
갠슬러 검사는 "탄타이와 살라후딘이 동일인임을 입증할 결정적 증거가 있다"면서 그러나 "이 사건은 종결 사건이 아니기 때문에 자세히 밝힐 수 없다"는 입장이다. 미국법에 따르면 1급살인사건에는 공소시효가 없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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