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기를 지니고 아메리칸 에어라인스(AA) 국내선에 탑승한 아랍계 대통령경호원이 여객기에서 쫓겨난 사건을 놓고 인종차별 논쟁이 한창이다.
이번 사건은 7년 경력의 대통령 경호원 월리드 섀터가 지난 크리스마스 저녁 볼티모어 워싱턴 국제공항에서 텍사스로 가는 AA 여객기에 탑승하면서 시작됐다.
텍사스주에서 연말휴가에 들어간 부시 대통령에게 가면서 근무수칙대로 총기를 지니고 있던 섀터는 사진이 있는 신분증 제시를 포함, 규정에 따른 모든 조치를 했을 뿐 아니라 항공사가 대통령 경호실에 전화 한 통만 하면 자신의 신원을 확인할 수 있었음에도 자신을 쫓아낸 것은 자신이 아랍계였기 때문이라고 주장하고 있다. 한마디로 인종차별이라는 얘기다.
이에 대해 AA는 섀터가 무기소지 신고서를 작성하면서 몇 가지 항목을 공란으로 남겼고 승무원들이 신원을 문의하자 섀터가 소리를 지르고 거칠게 행동해 기장으로서는 승객과 승무원의 안전을 위해 그를 쫓아낼 수밖에 없었다고 맞서고 있다.
섀터의 변호사 존 렐먼은 "섀터는 아랍계였기 때문에 탑승이 거부된 것"이라면서 "섀터가 이 사건으로 AA를 소송할 계획은 없으나 항공사측이 유사 사태의 재발을 막기 위해 승무원 교육을 보다 철저히 시켜줄 것을 바라고 있다"고 강조했다. 물론 섀터측이 소송 가능성을 완전히 배제한 것은 아니다.
이와 관련, AA는 "소송 협박으로 사태가 달라지지 않는다. AA는 우리에게 생명을 맡기는 수천만명의 승객을 책임져야 한다"며 양보할 기미가 없다.
이 같은 양자의 대립은 CNN 방송이 당시 현장을 목격했던 탑승객 2명의 증언을 4일 보도하면서 섀터측이 보다 진실을 말하고 있다는 쪽으로 기울고 있다. 섀터와 같은 열에 앉아 있던 탑승객 마크 퓨셀 등 다른 탑승객에 따르면 섀터는 시종일관 침착하고 프로페셔널한 태도를 지켰으며 소리를 지르거나 거칠게 행동한 적이 없다.
미연방수사국(FBI) 대변인 피트 걸러터는 "9·11테러 직후 FBI 요원 한 명도 비슷한 경우를 당했다"고 전했다. 걸러터에 따르면 당시에는 비번인 FBI 볼티모어 지부 요원이 총기를 소지하고 국내선을 타면서 관계 규정을 모두 준수했음에도 탑승이 거부됐고 이 사건으로 기장이 직무정지 처분을 받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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