길로이는 살리나스 북동쪽 20분여분 거리에 자리잡은 인구 3만5,000여명의 작은 도시. 101번 프리웨이를 5번 프리웨이와 이어주는 152번 하이웨이의 출발점이기도 하다. LA에서 샌프란시스코로 가는 대다수의 한인들이 별로 눈여겨보지 않고 지나치는 곳이다.
이 도시는 그러나 결코 우습게 볼 수 없는 ‘세계 마늘수도’(Garlic Capital of the World). 이 지역 사람들이 ‘냄새나는 장미’(Stinking Rose)라고 예찬하는 마늘이 대표적 농산물이기 때문이다. 이모작을 하는 길로이의 마늘재배 면적은 1,500에이커에 달하며 전국 마늘의 무려 70여%가 이곳에서 가공된다. 몬트레이와 샌호제에서 가깝고 순박한 농부들이 많이 사는 공기 좋고 살기 좋은 타운으로 유명하다
차가 타운에 들어가면 마늘냄새가 진동하는데 하이웨이 넘어로 마늘밭이 끝없이 펼쳐진다. 마늘 가공공장에 가면 마늘을 다듬고 포장하는 광경을 구경할 수 있다. 타운 내에 있는 ‘갈릭 월드’에 가면 판매대 수북히 ‘Jumbo Garlic’ ‘Colossal Garlic’ 등 여러 품종의 마늘은 물론 마늘로 만든 잼, 버터, 식용유, 바비큐 소스 등이 즐비하다. 또 마늘을 까거나 저미거나 굽는데 쓰는 도구들과 손의 마늘냄새를 제거하는 용품도 있어 마늘이 등장하는 건국 신화를 가진 한국인들이 와볼 만한 곳이란 생각이 절로 들게 만든다. 다른 농산물도 판매하며, 비슷한 가게들이 주변에 여럿 있다.
마늘 엮는 법을 배우거나 마늘을 이용한 수공예품을 사는 것도 가능하고 특미 마늘 아이스크림도 맛볼 수 있다. 인근에는 10여개의 포도 양조장이 있으며 길로이 역사박물관(Gilroy Historical Museum)은 농기구, 엽서 및 카드, 악기, 악보, 가구, 농학실험도구 등 1만여점을 전시하고 있어 자녀 교육에도 유익하다. 문의: (408)842-6436, www.gilroyvisitor.org
길로이에서 남쪽 15마일 지점에 있는 살리나스(Salinas)는 이 지역의 또다른 관광명소. 존 스타인벡을 빼고 살리나스를 이야기하는 것은 불가능하다. 대표적인 캘리포니아 출신 소설가로 1967년 노벨 문학상을 수상한 그가 바로 이 고장 태생이기 때문이다.
’스타인벡 기념관’(National Steinbeck Center)은 시내 올드타운에 위치하고 있다. 전면을 유리로 장식한 인상깊은 웅장한 외관을 자랑하고 있는 이 곳은 그의 대표작들을 중심으로 당시의 풍물을 보여주는 사진, 생활도구, 미 전국 여행 당시 발이 되었던 캠퍼 등이 방문객들을 맞는다. 전시물들을 하나씩 감상하면서 스타인벡이 소설에 담았던 척박한 시대를 실감하는 동시에 왜 그의 문학이 소외계층의 삶에 천착했던가를 이해할 수 있게된다.
또 노벨상 수상연설 비디오나 제임스 딘을 불세출의 스타로 만든 ‘에덴의 동쪽’ 등 그의 작품을 원작으로 한 영화들의 일부를 감상할 수 있다. 전시실 한 켠에서는 세계 각국 언어의 스타인벡 번역본들이 그의 문학적 성과를 느끼게 해주고 옆방에는 그의 작품을 CD롬으로 읽는 컴퓨터들이 준비돼 있다.
기념관에서 걸어갈 수 있는 거리에 스타인벡 생가가 있다. 점심시간에만 문을 열기 때문에 미리 시간을 맞춰 방문해야 한다. 실내엔 당시 스타인벡 일가가 사용하던 가구 등이 잘 보존돼 있다. 스타인벡과 더불어 살리나스를 대표하는 것이 바로 양상추이다. 살리나스를 찾으면 가장 먼저 보는 것이 완만한 구릉지대와 자동살수 장치에 의지해 목마름을 푸는 양상추들이 푸르름을 뽐내고 있는 들판이다.
가는 길은 LA에서 101번 프리웨이 노스를 타고 약 6시간 정도 가면 솔리대드(Soledad)를 지나서 살리나스가 나온다. 총 314마일. 길로이는 살리나스에서 다시 북쪽으로 20분 정도 가면 도달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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