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화인들조차 “한국영화가 이렇게 흥할 줄은 솔직히 몰랐다”고 고백한다. 그런데 차츰 성장해온 한국영화는 어느새 국내 점유율에서 할리우드를 꺾었다. 관객의 불신과 가난한 환경에 굴하지 않고 역량을 키우려 부단히 노력한 한국영화는 마침내 보란 듯이 일어섰다.
이제는 애니메이션에 눈을 돌려보자. 그 동안 가녀린 호흡을 유지해 오던 한국 애니메이션이“이제는 우리 차례”라고 조심스레 선전포고를 하고 있다. 11일 개봉하는 ‘마리 이야기’는 그 대열의 맨 앞에 서 있다.
’마리 이야기’는 무엇보다 로봇과 폭력, 섹스 코드를 적당히 버무려 놓는식의 기존 한국 애니메이션의 식상한 구성에서 벗어나 소재의 다양과 화면의 정교함을 추구했다는 점에서 주목할 만하다. ‘로봇은캐릭터 상품화에 용이하다’, ‘섹스 코드가 있으면 성인 관객이 든다’는 얄팍한 생각으로 제작돼 오던 기존 한국 애니메이션의 틀을 과감히 부순 것만으로도 ‘마리 이야기’가 거둔성과는 크다.
물론 이른바 ‘김청기 시대’가있긴 했지만, 디즈니와 재패니메이션으로 눈이 높아진 관객에게 진부한 이야기와 빈약한 완성도의 한국 애니메이션은 설땅이 없었다. 게다가 그 대단하다는 재패니메이션조차 극장에서 줄줄이 참패할 만큼 국내 애니메이션 시장은 협소하고, 열악하다.
그러나 ‘마리 이야기’는 희망을 준다. 그 흔한 로봇 이야기도 아니고,전래 동화도 아니다. 게다가 수채화풍의 환상적인 화면은 수준급이다. 온 가족을 겨냥해 향수, 추억, 환상 등의 코드를 적절히 배합해놨다.
시나리오의 허술함이 걸리긴 하지만 그럼에도 ‘마리 이야기’는 한국애니메이션의 미래에 의미심장한 길잡이가 돼 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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