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 때 세계 최대 에너지거래 기업이자 미국 7대 기업이었던 엔론(Enron)이 지난달 미역사상 최대 규모의 파산을 신청한 이후 이 회사의 간부들과 권력핵심부와의 밀착관계가 연이어 노출되면서 부시 행정부가 식은 땀을 흘리고 있다.
법무부, 노동부, 증권거래위원회 등 연방기관, 연방의회의 5개 소위원회는 물론 집단소송을 제기한 엔론 직원들까지 진상규명에 나선 상황이라 엔론의 후견인으로 지목된 정치권의 고위인사들은 그야말로 좌불안석이다. 엄청난 폭발력을 지닌 엔론이 조사과정에서 뇌관을 얻게 되면 행정부를 비롯한 여권의 수뇌부는 단 한방에 정치적 몰사를 당할수도 있다.
앞으로 전개될 청문회와 법무부 조사는 엔론과 부시 행정부의 밀접한 관계와 정계로비에 초점이 맞춰질 것이 분명하다. 부시 대통령과 케네스 레이 회장이 절친한 사이인 것은 물론 육군장관 토마스 화이트는 엔론의 전 중역간부였으며 로버트 조엘릭 미통상대표부 의원은 엔론의 유급 고문이사였다.
백악관 고위 경제고문인 로렌스 린지도 엔론을 위해 일했으며 칼 로브 정치전략 보좌관과 루이스 리비 부통령 수석보좌관은 상당한 엔론 주식을 소유한 주주였다. 엔론 커넥션은 전 부시 대통령 행정부 시절까지 거슬러 올라간다. 엔론은 제임스 배이커 전 수석보좌관과 로버트 모스바허 전통상장관의 고용주였다.
청문회과정에서 부시 대통령의 최대 자금지원 줄이었던 엔론의 간부들이 부시 행정부에 어떤 영향을 행사했는지 의문이 제기될게 자명하다. 부시 대통령과 딕 체니 부통령이 에너지업에 몸담고 있었을 때부터 엔론과 친밀했다는 점, 부시 대통령이 선거 유세동안 엔론의 기업제트기를 사용했던 점, 딕 체니 부통령이 에너지법안을 제시하기 전 엔론 관계자들과 6회 밀실회담을 가졌던 사실도 다시 주목을 받을 것이다.
이 때문에 관계자들은 부시 행정부가 이번 엔론 사태에서 전혀 과실이 없는 것으로 나타나더도 상당한 정치적 타격을 받을 수 있다고 지적했다. 반면 올해 중간선거에서 의회장악을 꿈꾸는 민주당은 엔론 청문회를 통해 부시 행정부가 부유층과 대기업을 우대한다는 인식을 유권자들에게 확실히 심어줄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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