70년대를 풍미했던 과격파그룹 SLA(Symbionese Liberation Army)의 전 조직원들에게 ‘심판의 날’이 닥쳤다.
치안당국은 지난 1975년 캘리포니아주 카르미카엘에서 발생한 은행강도사건과 관련, 16일 4명의 전 조직원들을 체포했다.
경찰에 따르면 이들 4명은 지난 75년 4월21일 크로커내셔널 뱅크에 침입, 현금을 강탈하는 과정에서 교회 헌금을 입금중이던 미르나 오스팔 (여·당시 42세)을 샷건으로 살해했다.
사건발생시점으로부터 거의 27년만에 법망에 걸려든 일당 4명 가운데에는 75년 LA경찰국 순찰차량 2대를 폭파하려 시도했던 사라 제인 올슨도 포함되어 있다. 도망자 생활을 하다 99년에 미네소타에서 체포돼 18일 경찰차량폭파미수범으로 형량을 선고받는 올슨은 시쳇말로 ‘피박’을 쓴 셈이다. 18일 선고를 받은 뒤 곧바로 새크라멘트로 이송돼 3명의 동지들과 나란히 살인혐의로 기소된다.
SLA는 1974년 2월, 언론재벌의 상속녀 패트리샤 허스트를 납치해 세계적으로 악명을 날렸던 그룹. 74년 2월4일 버클리의 아파트에서 허스트를 납치한 주범은 이번에 살인혐의로 기소된 일당중 한 명인 윌리엄 해리스다. 납치된 허스트는 소수계 해방을 외치는 SLA조직에 적극적으로 가담, 타니아라는 새로운 이름으로 활동하다 75년 9월 샌프란시스코에서 해리스와 그의 아내 에밀리 등과 함께 체포됐다.
캐빈총을 들고 은행을 터는 사진이 공개돼 세계적인 화제를 모았던 허스트는 재판과정에서 "조직원들에게 세뇌를 당했다"고 주장했으나 7년형을 선고받았고 2년간 복역한 후 지미 카터 대통령의 감형조치로 풀려났다. 그녀는 2000년 빌 클린턴 대통령에 의해 사면됐다.
허스트는 범행연루 사실로 처벌받지 않는다는 사면조건하에 앞으로 있을 이들 4인의 재판에 주요 증인으로 증언하게 된다.
17일 기소된 4명은 허스트를 납치한 죄로 8년간 복역한 해리스 부부와 올슨, 마이크 보틴 등 4명이며 행방이 묘연한 올슨의 남자친구 제임스 킬고어에게는 살인혐의로 체포영장이 발부됐다.
허스트는 수년전 발간한 책자에서 크로커내셔널뱅크 강도사건의 전말을 상세히 공개하고 오스팔을 사살한 주범으로 에밀리 해리스를 지목했다. 당시 해리스와 스티븐 솔리아가 망을 보고 에밀리 해리스와 올슨, 보티, 킬고어가 은행안으로 들어갔으며 허스트는 도주차량의 운전자로 밖에 대기중이었다.
경찰은 허스트의 진술과 주장을 근거로 이들에 대한 수사를 진행했으나 증거불충분으로 법의 올가미를 씌우지 못했다. 그러나 27년의 세월동안 꾸준히 성장한 첨단과학의 덕에 경찰은 SLA의 전 조직원들이 오스팔 살해범임을 입증할 결정적 증거를 잡아냈다. 오스팔의 시신에서 수거한 납탄환이 SLA아지트에서 찾아낸 샷건에서 발사됐다는 사실을 증명할 수 있게 된 것.
피살된 오스팔의 아들 존 오스팔의 끈질긴 진상규명 노력도 경찰이 수사를 계속하게 만든 중요한 동인이었다. 어머니가 피살될 당시 15세였던 존은 어머니를 추모하는 웹페이지를 개설하고, 그레이 데이비스 주지사에게 범인을 잡아 달라는 탄원서를 수십통이나 보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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