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미국의 시각
▶ (조얼 캇킨/ 월스트릿 저널)
작년 자본금 700만 달러로 문을 연 휴스턴의 로열 옥스 은행은 지금 1년 만에 총 자산이 3,300만 달러로 늘어나는 등 급성장하고 있다. 그 동안 엔론이 무너지고 석유 값이 폭락했는데도 말이다. 그것은 이 은행 고객의 1/4을 차지하고 있는 이민자 커뮤니티 때문이다. 이민자 사회는 석유가 하락의 영향을 덜 받고 있으며 은행 성장의 상당 부분이 이들 덕분이라는 게 은행 관계자 이야기다.
이런 현상은 휴스턴에 국한된 것이 아니다. 9·11 테러와 불경기로 반이민 정서가 일고 있지만 많은 비즈니스들은 이민자가 경기 악화가 아니라 불황을 막는 역할을 하고 있음을 깨닫고 있다. 국내나 해외 경기가 나쁠 때 활동적인 이민자 유입과 이들의 자연 증가는 내수 진작에 도움이 된다.
라티노와 아시아계의 인구 성장률은 본토 미국인보다 빠르며 따라서 90년대 이들의 소비 시장도 미국 본토인에 비해 2배나 빠른 속도로 성장했다. 이것이 지금 불황에 시달리는 지역의 활력소 역할을 하고 있다.
80년대 초 에너지 가가 폭락하면서 휴스턴은 큰 타격을 입었지만 이제는 상황이 다르다. 지난 10년 간 외국 출신 주민 수는 84%나 증가, 53만 명을 헤아리고 있다. 휴스턴 연방준비 은행의 빌 길머는 이들 이민자 들이 중소 제조업, 무역, 서비스업에 종사하고 있다며 불황의 영향을 받지 않는 것은 아니지만 그 폭이 이 주류 기업보다 작다고 말하고 있다.
불황을 이겨내는 이민자의 힘을 단적으로 보여주는 곳이 남가주다. 90년 초 불황이 후 백인들은 LA를 떠났지만 그 공백을 라티노와 아시안, 중동계 이민자들이 메웠다. 그 결과 남가주에서 가장 먼저 회복세를 보인 부동산 시장은 샌개브리엘과 이스트 LA, 심지어는 라티노가 몰려들고 있는 사우스 센트럴이다. LA 동남부 지역은 이민자들이 운영하는 샤핑몰과 공장 스몰 비즈니스로 점철돼 있다.
이들은 휴스턴에서와 같이 남가주 경제의 버팀목이 되고 있다. 불황이 왔지만 이민자들의 은행 구좌는 점점 커진다는 게 샌개브리엘 중국 커뮤니티 동서은행장의 말이다. 뉴욕에서도 맨해튼은 사정이 어렵지만 이민자들이 몰려 살고 있는 퀸스의 플러싱, 잭슨 하이츠, 코로나, 리치몬드 힐 등은 비교적 활력이 있다.
휴스턴과 다른 커뮤니티 예가 보여주듯 이민자 사회는 불황과 싸우는 중요한 무기다. 불황 퇴치에 가장 최근에 미국인이 된 사람들이 가장 효과적인 역할을 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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