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해가 되면서 어쩔수 없이 관심이 쏠리는 것은 나이, 그리고 건강이다. 금연, 금주, 운동, 다이어트…새해 결심의 메뉴는 달라도 그 이면에 깔린 마음은 하나같이 “어떻게 하면 젊고 건강하게 살수 있을까”로 모아진다.
그래서 연초에는 유난히 건강관련 뉴스들이 많은데 며칠전 한국 MBC-TV 저녁뉴스에서는 ‘건강 나이’ 계산법이란 것을 소개했다. 살아온 햇수로 먹는 나이는 어떻게 해볼 도리가 없지만 이런 저런 근거로 나이를 한두살이라도 빼고 나면 공연히 기분 좋아지는 심리를 겨냥한 것 같았다. 물론 건강 나이가 실제 나이보다 더 많으면 건강에 조심하라는 경고도 담겨있다.
이런 내용이다. 우선 하루 30분씩 1주일에 3번 이상 운동하는 사람은 실제 나이에서 2를 빼고 운동횟수가 한달에 3번 미만이면 2를 더한다. 운동을 하고 안하고에 따라 나이보다 2살이 젊을 수도 늙을 수도 있다는 말이다. 다음, 1주일에 소수 1병정도의 적당한 음주는 건강에 보탬이 되므로 나이에서 1을 빼고, 그보다 음주량이 많으면 3을 더한다. 체중이 정상이면 나이에서 1을 빼고, 과체중이면 초과된 무게에 따라 1-4를 더한다.
가장 나쁜 것은 흡연. 하루 흡연량이 한갑 이하이면 나이에 3을 더하고, 그 이상이면 5를 더한다. 나이가 40이라도 운동 제대로 안하고 과음에 흡연까지 하면 몸이 느끼는 나이는 쉽게 50이 된다는 계산이 나온다.
생활습관에 따라 건강이 달라진다는 사실을 근거로 한것인데, 그렇다면 환경이나 습관이 비슷한데도 건강에 차이가 나는 것은 무슨 이유일까.
왜 어떤 사람은 금방 늙고, 어떤 사람은 오래도록 팔팔한가를 연구하는 프로젝트로 ‘수녀 연구’라는 흥미로운 실험이 있다. 미네소타의 노트르담 수녀원 수녀 거의 700명을 대상으로 15년동안 진행돼온 실험인데 연구의 근본 목적은 알츠하이머 원인 규명이다.
이들 수녀는 모두 담배를 피우지 않고, 술도 거의 마시지 않으며, 식사도 카페테리아에서 같이 하고, 하루 일과도 거의 비슷하다. 같은 나이라면 그들의 건강 나이도 같아야 되는데 실제로는 그렇지가 않다고 한다. 예를 들어 92살, 93살의 친자매가 있는데 언니 수녀는 얼마전 까지만 해도 하루에 수마일씩 걸을 만큼 건강한 반면 동생은 머리도 못 가눌 정도로 노쇠한 상태이다.
이런 차이를 만들어 내는 요인은 무엇일까. 연구진이 가장 주목하는 것은 수녀들의 ‘마음’이다. 그들이 20대에 수녀가 되면서 쓴 자전적 에세이와 수십년 지난 지금의 건강상태를 비교해본 결과, 글에서 적극적이고 긍정적인 마음가짐이 분명하던 수녀들은 그렇지 않은 수녀들에 비해 훨씬 건강이 좋으며, 어떤 경우는 10년이나 수명이 길었다는 것이다.
우리의 옛 선인들은 한 집안이 번영하고 행복하려면 집안에서 3가지 소리가 들려야 한다고 했다. 어린아이 웃음소리, 책 읽는 소리, 그리고 일하는 소리이다. 이 3가지 소리는 한 개인이 젊음을 유지하며 사는 비결로 삼아도 무리가 없을 것같다. 웃음과 지적 호기심, 그리고 일이다.
세계 어느 곳을 가도 장수촌 사람들의 특징은 웃는 인상이라고 한다. 매사에 긍정적이어서 끙끙 앓는 법이 없다. 웃음이 건강에 좋은 것은 과학적으로도 증명된 바이다. 기분이 좋으면 뇌에서 베타 엔돌핀이라는 물질이 분비되는 데 면역력을 높여주고 노화를 늦추는 호르몬이다. 아울러 나이 보다 젊은 사람들의 특징은 호기심이 많아 취미가 다양하다는 것이다. 122살에 사망해 최장수를 기록한 프랑스의 잔느 루이즈 칼망 할머니는 100살까지 테니스를 치고, 롤러스케이트를 타고, 사냥을 하며, 오페라구경을 다녔다고 한다.
‘일’이 건강에 좋다는 것은 예술가들이 장수하는 것을 보면 알수 있다. 일은 자기실현의 욕구를 만족시켜주고, 그 쾌감이 뇌로 하여금 베타 엔돌핀을 분비하게 만든다. 피카소, 마티스, 샤갈, 모네등이 90살 전후까지 살았고, 미켈란젤로는 16세기 사람이면서도 89세까지 살았다.
나이가 몇살이냐가 중요한 것이 아니라 몇살처럼 느끼며 사느냐가 중요하다. 젊게 사는 비결은 어쩌면 뇌를 얼마나 잘 속이는 가가 되지 않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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