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는 12월19일 실시되는 한국 대통령 선거와 관련, 얼마전 대권을 향해 뛰고 있는 각 후보 후원단체 회원들에 관한 기사를 내보내자 일부 인사들로부터 전화가 걸려왔다.
이들은 한결같이 자신이 지지하는 후보가 따로 있음에도 불구하고 본인들의 의사는 물어보지도 않고 단순히 환영회 등 한인사회 차원의 행사에 참석해 방명록 등에 기록한 것을 이용해 마치 후원회의 정식 회원인 것처럼 언론에 공개한 후원단체장의 사려깊지 못한 자세를 비판했다.
한 여성단체장은 보도가 나간직후 자신이 실제 참여하고 있는 후원회 관계자들로부터 자초지종을 묻는 전화에 시달렸다며 무슨 근거로 자신의 이름이 경쟁 후원단체에 올라 있는지에 대해 궁금해 했다. 이 단체장은 또 "어떤 행사가 열리면 모두가 함께 도와주고 참여하는 것이 이민사회의 한 특성"이라며 "이를 다른 용도로 이용하는 것은 옳지 못한 일"이라고 지적했다.
한인사회에서 잘 알려진 또다른 인사의 불만과 답답함은 훨씬 더 심각했다. 이 인사는 현재 자신이 맡고 있는 단체가 정치적 색채나 성향을 떠나 순수 한인사회 권익증진을 위해 만들어진 것인데 자신이 마치 한 특정후보를 적극 밀고 있는 것처럼 잘못 알려질 경우 단체운영에 차질을 빗는 것은 물론 한국정부 및 정치권과의 접촉에서도 불이익을 당할 수 있다며 안타까움을 감추지 못했다. 이 인사는 "지난 LA시장 선거에서도 나는 제임스 한 후보를 지지했는데 난데없이 상대방 진영에서 한인사회 지지자중 한명으로 내이름을 올려 큰 곤욕을 치른 적이 있다"며 무조건 이름을 많이 올려 세를 과시하려는 후원단체들의 무분별한 태도는 즉각 시정돼야 한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실제로 이번 후원회 취재과정에서 한인사회의 주요 인사들은 각 후원회 회원명단에 중복된 경우가 적지 않아 각 후원회 명단의 객관성에 의문을 지울 수 없었고 각 대권후보가 갖고 있는 정치이념이나 비전 보다는 세의 흐름을 쫒아가고 있음도 발견할 수 있었다.
후원단체들은 저마다 회원수가 200-300여명에 이르고 있다며 2월부터는 본격적인 활동에 들어갈 것임을 밝혀 LA지역도 대권경쟁의 연장선장에 설 것임을 예고하고 있다. 그러나 이같은 후원회 활동이 개개인의 의견수렴도 없이 이뤄질 경우 오히려 한인사회의 분란을 초래할 수도 있다. 회원들의 대부분이 이민 1세인 점을 감안할 때 한국정치에 관심을 쏟는 것을 뭐라고 탓할 수는 없지만 이같은 후원회 활동이 보다 효율적으로 이뤄지지 위해서는 조직과 운영에 더욱 만전을 기해야 한다. 회원수가 후원회 운영의 성공의 열쇠인 것처럼 믿는 것부터 고쳐야 한다.
황성락 (사회부 차장대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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