에이미 스트릿매터(29)씨는 시카고 공립도서관에서 근무하는 7명의 한인 사서 중 막내로 선배들로부터 유난히 귀여움을 독차지하고 있다. 서구적인 용모의 스트릿매터(29)씨는 어머니가 한국계인 혼혈로 뿌리를 찾으려는 의지 때문에 주변의 어른들을 자주 감동시키기 때문이다.
“디트로이트에서 차로 한 시간 거리인 알고냑에서 자랐어요. 학교에서는 저와 동생인 스캇이 유일한 코리안 아메리칸이었습니다. 그때는 남들과 약간 다르게 생겼다는 것이 큰 콤플렉스였어요.”
그러나 그가 자라면서 겪게 된 진짜 콤플렉스는 어머니쪽의 친척들과 직접 대화를 할 수 없는 것이었다.
“고등학교때 이모, 삼촌, 할머니, 할아버지 등의 친척들이 이민오기 시작했어요. 할머니는 늘 한국말을 못하는 손녀를 자상하게 대해주셨는데 저는 응석받이처럼‘ 할머니’하면서 품에 안기는 것 이외에는 모든 대화를 어머니를 통해서 할 수 밖에 없었어요.”
친척들과 지내면서 한인 특유의 푸근한 인정을 알게된 스트릿매터씨는 한국 문화유산을 제대로 이해하기 위해 한국어를 먼저 배워야 한다는 생각을 잊은 적이 없다. 그런 이유로 그는 미시간 대학에서 특수 도서관학 석사과정을 마친 후 어린이 프로그램을 위한 특별사서로 시카고에 오자마자 제일 먼저 인터넷을 통해 한인 타운을 찾았다.
“인터넷에서 한인 단체 홈페이지를 발견한 순간 너무 흥분됐어요. 한인 커뮤니티가 있으면 한국말을 배울 수 있을 것이라는 기대 때문이죠. 창설된 지 얼마안된 주말 한국학교에서 사촌들이 한국어를 배우고 와서 할머니, 할아버지와 대화를 하는 걸 보면 무척이나 부러웠거든요.”
“한인 커뮤니티에 2세 전문 직업인들을 위한 한국어 교실이 개설돼 있으면 또래 친구들과 함께 한국어를 배울래요”라고 밝힌 그는 벌써부터 한국어를 배우고 국제적인 일에 종사하고 있을 미래의 자신을 그려보며 행복한 미소를 지었다.
이정화기자 chlee@koreatimes.com
댓글 안에 당신의 성숙함도 담아 주세요.
'오늘의 한마디'는 기사에 대하여 자신의 생각을 말하고 남의 생각을 들으며 서로 다양한 의견을 나누는 공간입니다. 그러나 간혹 불건전한 내용을 올리시는 분들이 계셔서 건전한 인터넷문화 정착을 위해 아래와 같은 운영원칙을 적용합니다.
자체 모니터링을 통해 아래에 해당하는 내용이 포함된 댓글이 발견되면 예고없이 삭제 조치를 하겠습니다.
불건전한 댓글을 올리거나, 이름에 비속어 및 상대방의 불쾌감을 주는 단어를 사용, 유명인 또는 특정 일반인을 사칭하는 경우 이용에 대한 차단 제재를 받을 수 있습니다. 차단될 경우, 일주일간 댓글을 달수 없게 됩니다.
명예훼손, 개인정보 유출, 욕설 등 법률에 위반되는 댓글은 관계 법령에 의거 민형사상 처벌을 받을 수 있으니 이용에 주의를 부탁드립니다.
Close
x