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A 한인타운은 지난해 3월부터 시작된 불경기의 영향을 비교적 덜 받고 있다. 경기 침체의 주요인인 하이텍 산업 의존도가 비교적 낮고 한국 자금이 흘러들고 있는 것이 그 까닭으로 지적되고 있으나 어쨌든 다행스런 일이 아닐 수 없다.
그러나 한인 업종 중 심한 타격을 입고 있는 곳이 있다. 다운타운 의류업계가 그것이다. 미 주류 백화점에 물건을 대는 대형업체나 다운타운 의류상가를 찾는 고객들을 상대하는 소매업소나 급격한 매상 감소로 고전하고 있다. 그 중에서도 렌트가 가장 비싼 앨리 일대의 한인 소상인들은 한 달 간 열심히 일해도 적자인 경우가 적지 않다.
이 일대에서 의류소매업을 하는 한인 상인 수십명이 23일 하루동안 가게문을 닫고 렌트 인하요구 시위를 벌였다. 시위에 참가한 한인 업주들은 지난해에 겨우 수지를 맞췄는데 9.11테러 후 매상이 급격하게 떨어져 지금은 렌트도 제대로 못 낼 정도라고 하소연하고 있다. 장사가 잘 되지 않으면 렌트를 내리는 것이 정상인데 유독 이곳만은 매년 경기에 관계없이 5%씩 올리고 있다는 것이다. 일부 점포의 경우 월 렌트가 2만달러에 이르는 곳도 있는데 이 정도면 스퀘어피트당 가격으로 따져 로데오 드라이브와 맞먹는 수준이다.
물론 건물주들이 배짱을 퉁기며 비싼 렌트를 고집하는 데는 한인들도 일부 책임이 있다. 목이 좋다고 소문나면 건물주를 찾아가 ‘웃돈을 얹어 줄 테니 나한테 달라’고 사정하는 일이 없지 않다는 것이다. 입주자들이 힘을 합쳐 협상을 벌인다면 지금보다 유리한 가격에 입주하는 것도 얼마든지 가능하다. 수년 전에도 한인들이 단체 행동을 한 결과 30% 정도 렌트를 인하 받은 적이 있다.
다운타운의 비싼 렌트는 장기적으로는 한인 상인들이 독자적으로 상가를 건설, 점포 공급을 늘림으로써 해결해야 할 문제다. 그러나 지금 당장 발등에 불이 떨어진 소상인들로서는 이 때까지 기다릴 수는 없다. 장사가 잘 돼 상인들이 여유가 있을 때 렌트를 올리는 것은 몰라도 불경기에 아랑곳하지 않고 렌트를 올리겠다는 것은 납득이 가지 않는다. 길게 보면 입주자의 사정을 이해하고 이들과 원만한 관계를 갖는 것이 건물주에게도 이익이다. 다운타운 건물주들은 불경기에 시달리는 한인 상인들의 고충을 살펴 적정 수준으로 렌트를 내리는 것이 올바른 처사라고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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