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지 W. 부시 대통령이 테러조직에 대량 살상무기를 수출할 가능성이 있는 위험성이 큰 나라로 북한, 이란, 이라크를 공개적으로 거명하고 나섰다. 부시 대통령은 특히 북한을 세계평화를 위협하는 ‘악의 축’이라고 까지 단언, 미국의 ‘가상의 적’(敵)이 될 가능성도 배제하지 않아 더욱 주목되고 있다.
부시가 이란·이라크와 함께 북한의 대량 살상무기 개발위협을 경고한 것은 이번이 처음이 아니다. 그러나 전 미국이 주시하는 전시 국정연설을 통해, 그것도 향후 테러정책을 공식적으로 천명하는 자리에서 ‘국민을 기아로 몰아넣으면서 대량 살상무기 개발에 여념이 없는 체제’가 북한이고, 그 북한은 ‘악의 축’이라고 언급한 것은 예사롭지 않은 일로 보인다.
부시의 이 같은 발언은 일부의 지적대로 단지 수사적 차원으로 볼 수도 있다. 과거 레이건 대통령이 소련을 ‘악의 제국’으로 표현한 것과 같은 맥락처럼 말이다. 백악관도 이 같은 부시의 발언이 바로 군사적 행동이 임박한 것을 의미하는 것은 아니라고 해명했다.
그러나 부시 대통령은 ‘악의 축’으로 지목했던 북한·이란·이라크에 대해 재차 대량 살상무기에 손대지 말 것을 강력히 경고하고 나서 그의 국정연설 발언이 단지 수사적 차원에서만 이뤄진 게 아니라는 추측을 낳고 있다.
부시 대통령의 북한에 대한 시각은 1년 전에는 ‘회의적’이라는 표현으로 압축됐다. 이제는 북한을 ‘악의 축’으로 표현하고 있다. 김정일 체제에 대한 불신이 날로 가중돼 ‘혐오의 단계’에 이르고 있다는 얘기다. 이런 마당에 김대중 대통령은 새해 기자회견에서, 금강산 육로관광 등 남북 긴장완화 5대 핵심과제를 적극 추진하겠다고 발표했다. 그리고 미국이 북한의 체면을 세워주는 자세가 필요하다는 조언도 했다.
이것이 의미하는 것은 뭘까. 부시 행정부와 한국 정부의 북한에 대한 인식이 심한 편차를 보이고 있다는 것이다. 또 북한 문제에 대해 한미공조가 제대로 이루어지지 않고 있다는 의미로도 들린다.
북한에 대한 이 같은 양국간 인식 차이는 한·미 양국간의 갈등과 불신으로 이어질 수도 있다. 이미 그 같은 조짐은 여러 부문에서 나타나고 있는 것도 사실이다. 이는 양국간의 관계는 물론이고 미주 한인사회에도 결코 바람직하지 못한 사태 발전이다. 한국 정부는 보다 열린 눈으로 북한 읽기를 정확히 해 한미공조를 바탕으로 민족공조를 조화시키는 방향으로 북한 정책을 재조율하는 자세가 필요하다고 본다.
댓글 안에 당신의 성숙함도 담아 주세요.
'오늘의 한마디'는 기사에 대하여 자신의 생각을 말하고 남의 생각을 들으며 서로 다양한 의견을 나누는 공간입니다. 그러나 간혹 불건전한 내용을 올리시는 분들이 계셔서 건전한 인터넷문화 정착을 위해 아래와 같은 운영원칙을 적용합니다.
자체 모니터링을 통해 아래에 해당하는 내용이 포함된 댓글이 발견되면 예고없이 삭제 조치를 하겠습니다.
불건전한 댓글을 올리거나, 이름에 비속어 및 상대방의 불쾌감을 주는 단어를 사용, 유명인 또는 특정 일반인을 사칭하는 경우 이용에 대한 차단 제재를 받을 수 있습니다. 차단될 경우, 일주일간 댓글을 달수 없게 됩니다.
명예훼손, 개인정보 유출, 욕설 등 법률에 위반되는 댓글은 관계 법령에 의거 민형사상 처벌을 받을 수 있으니 이용에 주의를 부탁드립니다.
Close
x