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스포츠화제
▶ 솔트레이크시티 동계올림픽은 첨단기술 전시장
이번 주 개막되는 솔트레이크시티 동계올림픽은 두 가지 측면에서 치열한 속도경쟁의 각축장이 될 전망이다.
첫번째는 올림픽의 각종 스피드 경기에서 세계 최고수 선수들이 메달을 놓고 촌각을 다투는 경쟁이고, 두번째는 선수들에게 각종 장비를 제공하는 스포츠용품 기업들간에 벌어지는 첨단장비 개발경쟁이다.
솔트레이크시티에서 최대 규모를 자랑하는 실내 스케이팅 경기장인 ‘유타 올림픽 오발’은 이번 동계올림픽의 주경기장으로서 크게 각광을 받을 것이다. 그런데 지난해 가을 어느 날, 올림픽 오발은 모든 출입문을 굳게 걸어 잠그고 일반인들의 출입을 통제했다. 경기장내 빙판 위에서는 미국의 내로라 하는 스케이터들이 총집결, 그동안 기다려온 비밀병기들을 시험 중이었다.
스포츠 장비업계의 선두주자 나이키가 오랫동안 일급비밀로 지켜왔던 스위프트-스킨 스케이팅 장비들을 시험했다. 선수들은 몇 시간 동안, 스케이팅 역사상 최첨단의 항공역학 테크놀러지를 도입한 스위프트-스킨 장비들을 다각도로 시험했다.
나이키는 시험과정은 물론 선수들이 라커룸에서 옷을 갈아입을 때까지 전담감시 요원을 따라 붙이며 기밀유지에 만전을 기했다. 심지어, 시험에 참여한 선수들이 장비를 사보타지하지 못하도록, 전미 스피드 스케이팅 연맹으로부터 신장비에 비밀코드 내장 허가까지 받아내는 치밀함까지 보였다.
나이키의 의류개발팀장 릭 맥도널드는 이렇게 설명한다.
"시험과정 동안 신장비에서 단 한 순간도 눈을 떼지 않았다. 스피드경쟁 스포츠에서 의복의 성능개선 경쟁은 향후 업계의 판도가 달린 극도로 민감한 사안이기 때문이다"
솔트레이크시티 동계올림픽을 앞두고 각국의 스포츠용품 기업들은 스키와 스케이팅의 스피드 경쟁 경기에 대비, 불꽃튀는 최첨단 신장비 개발경쟁을 벌여왔다. 신장비 개발 전쟁에는 엔지니어, 화학자, 물리학자를 비롯한 스포츠업계의 마술사들이 총동원되어 가장 빠르고, 가장 가볍고, 가장 강력한 장비개발 전쟁을 벌인다.
오는 8일 동계올림픽이 개막되면 겨울 스포츠의 거의 모든 종목에서 4년 전에는 없었던 신장비들이 첫선을 보일 것이다.
이중에는 대중에게 널리 알려지지 않았지만, 42파운드의 돌을 목표물을 향해 굴리는 테플론 경기로부터 이번 올림픽부터 새로 도입된 최단코스 회전활강 경기도 포함된다.
또, 스노보드 선수들은 강화 스테인레스 스틸로 가장자리를 처리하고, 보드 위를 특수 합금으로 코팅한 신장비를 사용할 것이다. 이밖에, 크로스컨트리 스키와 사격을 결합한 바이에슬론 종목 선수들은 기존모델보다 25%나 가벼운 중량 8파운드 이하의 라이플을 처음으로 사용하게 된다.
첨단기술은 촌각을 다투는 속도경쟁 경기에서 메달의 색깔뿐만 아니라, 스포츠의 차세대 조류까지 결정짓는 마이다스의 손이 될 수 있다.
나아가서, 나이키, 아토믹, 아디다스, 로지놀 같은 다국적 스포츠용품 기업들은 신제품 개발과 스포츠팀 후원에 천문학적 투자를 함으로써, 신제품을 마케팅에 연결시키려는 비즈니스 도박을 감행하고 있다.
만일 자사의 신장비를 사용한 선수가 금메달을 따낼 경우, 이 신장비는 수백만 스키어들과 주말 레포츠 분야로 확산되어 해당 기업측에 수십억달러의 매출을 담보해준다.
이와 관련 처음으로 올림픽 공식 후원업체가 된 에볼루션 스키사의 스티브 덴커스 회장은 이렇게 말한다. "올림픽은 후발주자라도 참신한 아이디어만 있으면, 단번에 업계선두로 나설 수 있는 절호의 기회를 제공한다"
이런 아이디어들은 올림픽이 개최될 때까지 일급 산업기밀로 유지된다.
이번에 나이키가 선보일 야심작 스위프트 스킨은 얼른 보기에 기존의 스키장비와 별반 차이가 없어 보이지만, 개발을 완료하기까지 장장 4년의 세월이 걸렸다.
스위프트 스킨은 여섯 가지 서로 다른 직물을 혼용했는데, 착용자의 몸에서 마찰과 끌림 현상을 최소화하도록 설계되었다. 이번 올림픽에서는 미국, 네덜란드, 호주 대표팀들이 이 장비를 사용할 예정이다.
아직은 개개인 스케이터를 위한 주문제작이라서 가격이 매우 비싼 것이 흠이다. 하지만 내년쯤이면 일반 나이키 매장에서 유사한 개념의 제품들을 구경할 수 있을 것이라고 업계에서는 전망하고 있다.
첨단기술은 선수가 착용하는 장비뿐만 아니라, 선수들이 스케이팅을 하는 빙판의 질까지 최적상태로 향상시키는 마술을 발휘한다.
솔트레이크시티 동계올림픽 주경기장인 스케이팅 오발의 경우, 천장의 높이, 공기중 습도, 빙판 하부의 냉각염수가 통과하는 33마일의 파이프 등이 모두 컴퓨터로 제어된다. 이 모든 첨단기술이 한데 어울려 가장 단단하고, 차갑고, 미끄럽고, 건조한 빙판노면 상태를 구현하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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