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민들레에게 날마다 물을 주고 키우면서 장미가 되라고 하면 민들레가 장미가 됩니까? 저는 민들레인 아이를 빨리 고쳐서 장미로 만들려고 했던, 세상에서 가장 무식한 엄마였습니다"
LA시 검찰청의 검사로 활약해온 장미나 변호사는 둘째 아이 이산(Ethan)에게 문제가 있음을 그 애가 5세나 될 때까지 몰랐다. 유치원에 가자마자 선생으로부터 매일 전화가 걸려왔다. 아이가 이상하니 검사를 해보라는 것이었다.
’그럴 리가 있나, 우리 아이가 얼마나 머리가 좋은데, 선생이 잘 못 안거야’ 그녀는 특수교육이니, 자폐증이니 하는 단어엔 아예 귀를 막고 아들을 마구 야단치곤 했다. 왜 학교에서 좀 잘하지 말썽을 피우느냐고. 지금 생각하면 얼마나 못할 짓을 한건지, 나중에 배웠지만 자폐아 부모가 절대로 하지 말아야할 첫 번째 일은 소리를 지르는 것이었다.
첫 아기는 데리고 다니며 어려운 법학공부를 마쳤을 정도로 쉽게 키웠던 장변호사는 매사에 자신있고 유능한 수퍼우먼이었다. 친가와 시가 모두 이름만 대면 알아주는 명문가문 출신에다 남편도 실력을 인정받는 법조인(데니스 장변호사)으로 부러움을 한 몸에 받고 있던 그녀는 더구나 그때 풀타임 검사로 중범재판을 맡는 위치에까지 올라 승승장구하고 있었으므로 이산의 장애가 걸림돌처럼 느껴졌다.
"얘를 빨리 고쳐야겠다고 생각했습니다. 그로부터 3년동안 아이를 고치기 위해 안간데가 없어요. 그럴수록 아이는 감정적으로 도망가 숨더군요. 엄마품이 안전하지 않음을 본능적으로 아는 것입니다"
그러던 어느날 성경을 읽다가 하나님이 모든 사람을 완벽하게, 멋지게 디자인해서 만드셨다는 대목을 읽고 그녀는 눈물을 쏟기 시작했다. 하나님이 완벽하게 만들어주신 아이를 잘못된 아이라며 고칠 생각만 하고 있었던 것이다.
그때부터 새로 시작했다. 이산에게만 있는 좋은 점을 찾아 그의 세계로 조금씩 들어갔다. 지금 10세인 이산은 UC어바인의 특수센터에 다니고 있으며 증세도 많이 좋아졌다.
"아이가 변한게 아니라 내가 변한 것입니다. 엄마의 실수로 시간이 오래 걸렸죠. 문제가 있는 아이는 부모만이 도와줄 수 있습니다. 부모가 창피하게 여기면 안돼요. 있는 그대로 사랑해주는 것이 아이를 돕는 것입니다"
장변호사는 지난 달 검찰청에 사표를 냈다. 돈벌이가 안 된다고 남들이 우습게 여기는 특수교육법과 청소년관련법을 좀더 공부해 전문변호사로 개업할 생각이다. 그리하여 몰라서 억울함을 겪는 사람들, 여건이 안되는 부모들을 돕기 위해 연방 특수교육법(IDEA)을 더 연구할 계획이라고 그녀는 힘주어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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