치료약을 처방 받은 환자들이 의사의 지시를 무시하고 이를 제멋대로 복용하는 경우가 보편화된 것으로 나타났다.
이 같은 경향은 탄저균 공포가 극에 달했던 지난해 말에 극명하게 드러났다. 최근 실시된 설문조사에 따르면 탄저균 노출 위험으로 항생제를 처방 받은 뉴욕 주민들 가운데 절반이 이를 아예 복용하지 않았고 항생제를 복용한 워싱턴 주민들 중 처방전 지시를 제대로 따랐다고 답변한 사람은 60%에 불과했다.
전문가들은 탄저병처럼 발병 속도가 빠른 치명적인 질병을 직면하고도 무료로 지급 받은 처방약을 복용하지 않은 사람들이 이 정도에 달한다면 고혈압이나 심장병 처방약의 사용지시를 어기는 환자들이 얼마나 될지 충분히 짐작할 수 있다고 입을 모았다. 이와는 별도로 실시된 다른 조사에서 상당수의 환자들이 처방약 사용지시를 어긴 후 주치의들에게 오용 사실을 감춘 것으로 밝혀졌다.
연구진이 지난 86년 사용회수 기록장치가 설치된 점안기를 녹내장 환자들에게 제공한 후 실제 사용회수와 처방회수를 비교한 결과, 의사의 지시대로 매일 4차례 점안기를 사용했다고 답변한 환자가 전체의 97%에 달했지만 실제로 사용회수를 지킨 환자는 76%에 불과한 것으로 나타났다. 전문의들은 녹내장처럼 처방전 지시를 제대로 따르지 않으면 실명을 하는 질병의 경우 환자들이 처방전 지시를 당연히 엄수할 것으로 생각했었다.
전문의들은 항생제를 전문의의 지시대로 사용하지 않을 경우 박테리아를 제거하지 못할 뿐 아니라 살아남은 박테리아에 저항력을 길러주는 결과를 가져와 오히려 복용하지 않는 것보다 못하다고 강조했다.
한편 부주의나 실수로 환자들이 약 먹을 시간을 놓치는 사례가 잦아지자 최근 들어 복용시간에 맞춰 신호음을 울리는 약병이나 진동시계가 시장에 등장하기 시작했으며 일부 비퍼 및 셀폰 공급사는 약을 복용하는 환자들에게 약 먹을 시간을 알려주는 서비스를 제공하고 있다. 또한 일부 보험사는 처방전 지시를 따르지 않는 환자들이 응급실 방문과 입원이 더 잦다는 점을 감안, 처방약을 늦게 찾아가는 환자들의 명단을 의사들에게 통보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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