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작년 4분기 6.2% 가격상승...거품붕괴 전망도
미국 경제가 경기침체의 늪에 허우적거리고 있는데도 주택시장만은 식을 줄 모르고 달아오르고 있다.
연방준비제도이사회(FRB)가 경기침체를 극복하기 위해 저금리 정책 기조를 유지하는 바람에 집을 짓거나 사는데 드는 금융비용이 싸진 데다 주택 수요가 늘고 있기 때문이다.
경제 전문가들 사이에선 주택시장 과열 조짐에 대해 거품이 급격하게 꺼질 것이라는 시각과 급격한 시장붕괴 대신에 장기간 집 값 상승이 정체될 것이라는 시각이 엇갈려 있다.
전미 부동산협회(NAR)의 발표에 따르면 지난해 4·4분기 동안 주택 평균가격은 14만8,000달러로 한해 전 같은 기간보다 6.2% 상승한 것으로 나타났다. 이는 과거의 연간 집 값 상승률 3~5%보다 높은 수준이다.
또 지난해 12월 신규주택 거래 건수는 전년 동기대비 5.7% 상승, 지난해 3월이래 가장 높은 상승률을 기록, 주택거래가 감소할 것이라는 전문가들의 예상을 완전히 뒤엎었다.
지난해 12월의 주택 평균가격은 한해전보다 무려 8.4%나 올라 주택시장 과열이 가속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미국 경제는 지난해 3월부터 경기침체에 돌입했고, 지난해 3·4분기엔 10년 만에 마이너스 성장을 기록했었다.
그렇지만 지난 한해 부동산 거래는 연간 기준으로 최고 수준을 기록했다. 이코노미스트들은 주식시장이 가라앉았지만 주택시장이 활기를 띰으로써 미국인들의 소비심리에 안정감을 심어주는 긍정적 요인으로 작용했다고 분석하고 있다.
집 값이 빠르게 상승하면서 부동산 전문가들 사이에서 부동산 시장의 거품이 급격히 붕괴, 집 값 폭락사태가 발생할 것이라는 우려가 제기되고 있다.
미국에서 대규모 주택금융 사업을 하고 있는 HSBC 증권의 이코노미스트 아이언 모리스는 보고서에서 "최근의 주택가격은 개인 소득 증가율을 크게 넘어서고 있기 때문에 지난 89년의 집 값 폭락이 재연될 가능성이 있다"고 말했다.
그는 주가 수익률(PER)의 개념을 주택시장에 도입, 주택가격과 소득의 비율을 고려할 때 현재가 1.6으로 집 값이 미국인의 소득수준을 크게 상회하고 있다고 밝혔다.
그는 이 수치가 지난 89년 부동산 폭락 한해 전과 비슷하며, 따라서 올해 금리가 상승할 경우 주택가격이 폭락할 것이라고 주장했다.
모건 스탠리의 이코노미스트 리처드 버너도 주택시장에 거품이 발생하고 있다는 주장에는 동조하고 있다. 그는 주택가격이 지난 5년 동안 빠르게 상승했지만, 과거 역사를 돌이켜볼 때 현재 주택시장이 상대적으로 과열되지는 않았다고 보고 있다.
주택시장에 다소 공급 여력이 있기 때문에 폭락사태는 없을 것이며, 다만 가격 상승이 미미하게 진행될 것이라는 주장이다.
전문가들은 부동산 시장이 붕괴할 것인가, 정체할 것인가로 견해 차이를 보이고 있지만, 올 하반기부터 시작될 것으로 예상되는 FRB의 금리 인상의 폭과 속도가 결정적인 관건이 될 것이라는 공감대를 형성하고 있다.
미국 주택시장의 거품이 꺼질지 여부도 앨런 그린스펀의 손에 달려 있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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