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3.1절 83돌 맞아 한인 구국운동 모습 첫 공개
▶ 1920년 항일 페레이드 왜가장 안먹기 운동
오는 2003년 미주 한인이민 100주년을 앞두고 초기이민사 발굴작업이 활발하게 진행되고 있는 가운데 1920년3월1일 중가주 다뉴바에서 25개 단체, 2,000여명이 참여한 가운데 열린 ‘3·1 만세운동 1주년 기념퍼레이드’의 생생한 모습이 82년 만에 처음으로 공개됐다.
초기이민자들의 헌신적 애국·애족정신이 면면이 서려있는 다뉴바 3·1절 1주년 기념퍼레이드의 감동적 광경은 16mm필름(무성·흑백)에 담겨져 신한민보 발행인이었던 김운하씨가 소장해온 귀중한 사료로 초기이민사는 물론 해외독립운동사 연구에 큰 도움이 될 것으로 기대된다.
원본이 약 18분 분량인 이 필름에는 무장 독립운동을 주창했던 박용만 선생과 송성구 대동단장, 새미 리 박사의 부친인 이순기씨, 국민회 임원들 외에도 1919년 8월5일 다뉴바 한인장로교회에서 창설돼 왜간장 안먹기운동 등 항일운동의 일선에 나섰던 대한여자구국단 단원과 리들리-다뉴바 지역 농장노동자들의 얼굴들이 영상으로 기록돼 있다.
200여명의 한인들이 다뉴바 시내 메인스트릿을 가득 메운 퍼레이드의 행렬은 대형 태극기를 필두로 군복을 입은 학생들과 간호복을 입은 대한여자구국단원들이 선두그룹을 형성했고 태극기와 성조기를 양손에 든 100여명의 한인들과 차량들이 그 뒤를 이으며 만세의 물결을 이뤘다.
특히 박용만 선생이 태극기와 성조기를 배경으로 말에 올라탄 채 독립선언문으로 보이는 문서를 낭독하고 주먹을 불끈 쥐어 보이며 대중을 향해 연설하는 장면은 82년 동안 먼지 속에 묻혀있던 한인 이민의 정신적 뿌리를 느끼게 해준다.
김운하씨는 "다뉴바 퍼레이드는 3·1운동 이후 최초로 ‘대한민국’이라는 이름을 내걸고 정정당당하게 독립시위를 했던 역사적 사건"이라며 "다뉴바와 인접도시 리들리는 물론 샌프란시스코, LA, 옥스나드, 리버사이드 등지에서 2,000여명의 한인들이 몰려들었다"고 전했다. 김씨는 당시 캘리포니아 내 최대 한인낙농업체였던 ‘김브라더스’ 공동대표 김형순 선생의 손자로 할머니인 김덕세씨로부터 필름을 물려받아 보관해 오다 1980년대 USC에 복사본을 제공했다.
국가보훈처 미주지역 자료수집위원이며 ‘김브라더스’ 공동대표 김호 선생의 외손자인 안형주(65)씨는 "재미한인사회에서는 처음으로 지주부터 농장노동자까지 한마음 한뜻으로 모여 독립만세를 외쳤다는 점에서 큰 의미와 교훈이 새겨져 있다"며 "애국·애족의 정신으로 뭉친 선친들의 모습에서 해외동포들의 본분이 무엇인지를 생각게 한다"고 말했다.
한편 다뉴바와 리들리에는 1909년부터 하와이와 샌프란시스코를 거친 한인 이민자들이 정착하기 시작했다. 당시 한인들은 복숭아와 포도농장에서 노동자로 일하면서도 3·1운동 소식이 전해진 이후 독립운동자금 모금운동을 주도하는 등 해외 독립운동사의 한 페이지를 장식했다.
<하천식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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