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웰스파고 국제금융부 브라이언 스미스 부사장
파란눈의 미국인이 한국신문을 읽고 있는 모습은 그리 흔한 것이 아니다.
샌프란시스코 다운타운에 있는 웰스 파고 국제금융부 부사장이자 지역 매니저인 브라이언 스미스씨(45)는 벌써 3년째 한국일보 샌프란시스코판을 정기구독하고 있다.
그의 한국말 실력은 웬만큼 한국말을 한다는 2세보다도 완벽하며 그의 존대말은 흠잡을 데가 없다.
그의 한국어 실력이 더욱 놀라운 것은 그의 부인이 한국사람도 아니고, 군인이나 직장인으로 한국에서 근무해 본 경험도 없으며 몰몬교인도 아니라는 점이다.
하버드대학에서 러시아어와 러시아 문학을 전공하고 하버드 대학원에서 국제관계학을 전공한후 14년째 웰스파고에서 근무하는 스미스씨의 한국어 실력은 순전히 20여년간의 독학으로 얻은 것이다.
보스턴 외곽지역 출신인 스미스씨는 하버드에 편입하기 전 코네티컷 컬리지에 다니고 있었다. 그는 "하루는 학교 도서관에서 우연히 한영사전을 접하게 되었고 한국어에 반해 공부를 시작했다"고 말했다.
스미스씨는 한국어 외에도 스페인어, 포르투칼어, 불어, 노르웨이어, 독어, 러시아어를 유창하게 구사한다. 그는 "사실 내가 할 줄 아는 외국어중 한국말이 가장 서툴다"면서 "다른 언어에 비해 구조가 다른 한국어가 상당히 어렵다"고 말했다. 그는 "그러나 중국어나 일본어에 비해 한국어는 상당히 매력적이고 아름답다"면서 한국어 예찬론을 펼쳤다.
스미스씨는 "한국어는 한자를 몰라도 책을 읽을 수 있으며 한국문화는 나를 사로잡는다"면서 "한국민족은 또 침략을 받을 때마다 분연히 그 시련을 이겨낸 민족"이라고 평했다.
스미스씨는 처음 한글을 배우기 시작할 때 한글로 된 문법책을 갖고 시작했다. 사전을 옆에두고 문법을 익혀나가 일기 쓰기를 하고 인터넷을 통해 방송을 들으면서 말하기를 익혔다.
지금은 보다 완벽한 한국어를 배우기 위해 일주일에 한번씩 한인으로부터 레슨을 받고 있다.
스미스씨는 어려운 단어를 생각하는 데 어려움이 있지만 한국어를 구사하는데 전혀 어려움을 느끼지 않지만 자신의 한국어 실력이 형편없다고 겸손해 한다. 그는 또 자신의 한국어 실력은 말하기 보다는 읽기와 쓰기가 더 낫다고 말하고 있다.
그는 지금까지 많은 소설을 읽었으며 그중에서 기억에 남는 작품은 ‘무궁화꽃이 피었습니다’을 꼽았다.
이민사회에도 관심이 많은 스미스씨는 본국판 정치, 경제, 사회면은 물론 로컬판도 세심하게 챙겨 한인사회에 일어나는 일들을 잘 알고 있을 정도였다.
집에 있는 컴퓨터는 아예 한글 윈도우를 깔아놓고 한글연습을 한다는 그는 앞으로 종종 한국일보에 한글로 직접 글을 써서 보낼 계획이라고 말했다.
그는 앞으로 계획은 일을 잠시 중단하고 연세대 어학당에서 보다 심도있게 한국어를 공부하는 것이라면서 차를 몰고 전국을 일주해 보고 싶다고 말했다.
지난 동계올림픽에서 김동성 선수와 관련해 미국인으로서의 생각을 묻자 "창피했다. 애국심은 국내에서 우리끼리 다지는 것이지 외국인을 불러놓고 자랑하는 것이 아니다"라고 말하기도.
일속성상 다른 나라 손님들이 많은 스미스씨의 고객중 이름만 대면 알만한 한국의 대기업들이 즐비한데 그들과 한국어로 대화를 하면서 비즈니스에도 큰 도움이 되고 있다.
한국에 대한 무한한 관심과 애정을 보내고 있는 스미스씨를 보면서 우리가 하고 있는 2세 교육의 현실을 다시 한번 돌아보게 됐다.
홍 남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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