얼마전 전화한통을 받았다. 자신을 브라이언 스미스라고 소개한 이사람은 자신이 본지에 연재되는 크리스 포먼씨의 칼럼을 즐겨 읽는데 필자와 통화를 하고 싶다고 말했다.
이사람은 통화내내 한국어 존대말을 쓰면서 이야기를 했다. 전화를 끊고 나서 생각해 보니 흥미롭다고 느껴 다시 전화를 해 만났다.
스미스씨는 부인이 한국사람도 아니고 한국에서 근무한 적도 없으며 대학에서 한국관련 공부를 하지도 않은 평범한 미국사람이었다. 그는 20년동안 독학으로 한국어를 익히고 배웠다고 했다. 한인도 아니고 자신의 학문분야와 전혀 관련이 없는 한국어를 이토록 열심히 배우고 익혔다는 사실이 놀라웠다.
북가주 지역에서 실리콘 밸리 한국학교와 상항한국학교에 이어 3번째로 많은 학생이 재학하고 있는 세종한국학교가 오는 가을학기부터는 학생들을 가르칠 수 없게 될 지도 모를 운명에 놓여있다.
이같은 위기는 학생이나 교사가 없어서가 아니라 가르칠 장소가 없기 때문이라고 한다. 영세한 재정형편상 현재 지불하는 렌트비보다 턱없이 높은 장소나 시건물을 빌릴 수도 없는 상태에서 130여명의 학생들이 편안하게 공부를 할 수 있는 장소는 이민사회의 구심점이라고 할 수 있는 교회건물밖에 없다.
그러나 세종한국학교를 반기는 교회는 충분한 장소가 없어 학교가 들어갈 수 없고 넓은 교회건물을 갖고 있는 곳은 학교가 들어오는 것을 꺼리고 있다.
이민사회에서의 교회의 역할은 특별하다고 할 수 있다. 미국인들이 교회에 다니는 비율이나 본국의 기독교인 비율과 비교하면 미주내 기독교회에 다니고 있는 한인의 수는 엄청나다. 북가주에만 300여개에 달하는 교회가 이를 증명해주고 있다. 이민초기부터 한인교회는 예배를 보는 장소임과 동시에 한인들이 모여 서로를 위로하고 의지해 주는 커뮤니티 센터와 같은 곳이었다.
수년전 이곳에서 가장 오래된 한인 교회인 상항한국인연합감리교회가 30년대부터 사용하던 건물을 팔고 이사를 하려 했을 때 커뮤니티에서 거센 찬반논란이 일었던 것도 이같은 역사가 있었기 때문이었다.
세종한국학교에 다니는 학생들은 헤이워드와 캐스트로밸리, 유니온 시티등 인근지역의 한인자녀들이 대부분이다. 이지역에서 130명의 학생들을 수용할 수 있는 한인 교회는 헤이워드 침례교회뿐이다. 교회측은 교회내의 사정으로 인해 한국학교를 받아들일 수 없다는 입장을 표명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그러나 교회내의 문제는 교회내에서 해결해야 하는 일이고 한국학교가 토요일 하루 교회를 사용하는 것과는 큰 관련이 없다고 생각한다. 기물파손의 우려때문이라면 이것도 말이 되지 않는다. 교회가 지역 한인사회를 위해 교회 건물을 사용토록 하는 것은 마땅히 해야될 일로 생각한다.
어린이들도 하나님의 자녀들이고 비 기독교인들을 하나님의 자녀로 인도해야 하는 것이 기독교가 부르짖는 사명이다.
어려운 문제가 있더라도 우리 2세들의 뿌리를 찾아주고 정체성을 찾게 해주는 한국학교가 없어지는 것만큼 큰 문제는 아니라고 생각한다. 헤이워드 침례교회 관계자들의 보다 깊은 이해를 호소하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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