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는 무엇으로 존재하는가. 나는 너(남과 여) 때문에 존재한다고 노래를 불러서 유명한 가수가 된 사람이 있고 또 이 노래에 감동하여 남녀노소의 전 국민이 따라 부르기도 했지만 과연 그럴 것인지.
여기에 비해서 공자는 사람은 예의로 존재해야 할 바를 평생토록 주장하였으니 인욕(人慾)과 사심(私心)을 누르고 억제하는 것이 삶의 필수조건이라고 본 것이다.
그렇다면 어떻게 해야만 예의로 돌아온(復禮)인간이 될 수 있을 것인가. 독서! 글과 책을 읽어야 한다는 것이다. 그래서 공자는 다시 우리에게 준엄하게 경고하고 있는 것이다. 군자도 삼일동안 글을 읽지 않으면 입 속에 가시가 돋아난다고. 쌍스러운 말, 막가는 말, 헐뜯고 이간질하는 말, 남을 아프게 하는 말 등이 곧 입 속에 솟아난 가시라는 것이다. 말이 또한 단순한 입놀림의 작용이 아니라 그 마음을 대변하는 것이니 수신(修身)이 무너져 내린 입과 눈과 귀라는 것은 하나의 사악한 무기가 되는 것이다. 이러한 것은 물론 예의로 존재해야 한다는 공자의 가르침을 전면적으로 부정하게 만드는 단서가 되는 것이다.
교묘한 말과 꾸미는 얼굴표정은(교언영색) 그 마음 속에 악의를 감추고 있는 것이므로 선한 사람이 결코 될 수 없다고 거듭 천명하는 공자는 서책을 읽지 않으면 누구나 그렇게 된다는 것이다.
그러므로 유교에서 말하는 독서는 흔히 우리가 생각하듯이 그냥 교양이나 심심풀이나 오락으로 책을 읽는 것과는 다르다는 점에 착안하지 않으면 안 된다.
독서는 자기를 극복하고 예의 있는 인간존재가 되기 위한 유일무이한 方法이므로 치열하게 글과 책을 읽어야 한다는 것이다. 마치 교회에 나가는 교인들이 밤낮을 가리지 않고 치열하게 기도함으로써 하느님을 친견하고 구원을 받게 되듯이, 또 마치 불교의 수행자들이 죽을 ‘死’자를 이마에 써 붙이
고 장좌불와(눕지 않고 오래 앉아) 화두참선하듯이 말이다.
그러므로 독서의 내용은 반드시 사물의 이치를 알아내고(格物) 앎의 넓이와 깊이를 극대화시키고(치지) 마침내 뜻을 다하고(성의) 확실하고 바른 마음(正心)이 되어 수신, 제가, 치국, 평천하하는 君子道를 이루는 것이 아니면 안 되는 것이니 저 유명한 大學의 八조목이 바로 이것이다. 읽어서 악에 물들게 하는 글 ‘악서’, 도대체 돼먹지 않은 글 ‘잡서’, 술에 취하 듯 사람을 홀리게 하는 글 ‘취서’, 일관성이 없이 아무렇게나 쓰는 글 ‘낙서’ 따위를 읽고 독서라 할 것인가.
모름지기 향기 나는 글 香書를 치열하게 읽어 향기 나는 인격을 유교에서는 사모하고 있는 것이다. 독자들도 이런 독서를 하여 향기 나는 사람이 되어 보시라. 인생의 진선미를 성취하였다고 찬탄하리라.
또 주경야독이라 낮에는 열심히 생업에 노력하여 먹고사는 일을 도모하고 저녁을 먹고 난 다음인 밤에는 글을 읽어야 한다.
낮은 육신(肉身)을 위한 노동의 시간이므로 하느님께서 낮을 창조하였고 밤은 정신을 위한 독서의 시간이므로 하느님께서 밤을 창조하여 밤낮을 아울러 빚은 것이다. 저녁을 먹은 다음의 밤이 인생을 좌우하는 것이다. 밤에는 육신의 활동을 일체 쉬고 정신의 활동만 해야하는 것이니 이르되 역사는 밤에 이루어진다고 하는 것이다. 밤낮 없이 육신을 위하는 物神숭배자들이 피곤한 스스로의 인생을 반성하지 않고 남녀의 정분으로 역사를 밤에 이룬다고 희희낙락하는 꼴은 참으로 가관이라 할 것이다. 또한 밤낮 없이 정신을 위한다는 사람도 너무 신뢰하지 말라. 자기도취에 중독된 환자가 되어 미친 듯한 인생을 살아가기 때문에 오히려 정신을 못 차리는 경우가 허다하기 때문이다.
고로 정신과 육체는 서로 不可近하고(너무 가까이 하지말고) 서로 不可遠하여(너무 멀리도 하지 말아) 둘 사이에 균형을 잡으라는 것이다. 글읽기를 습관적으로 좋아하여 닥치는 대로 끊임없이 눈길을 책에만 두고 있는 독서란 골프를 좋아해서 치는 것과 별반 다를 것이 없다는 것이다.
이 세상에서 제일 듣기 좋은 소리하나를 들라고 하면 새벽 창가에 들려오는 글 읽는 소리라고 한다. 세속의 삼매 중에서는 독서 삼매가 최고라는 佛家의 말도 있고 하니 독서삼매를 나의 인생에서 이루어 볼 일이다.
댓글 안에 당신의 성숙함도 담아 주세요.
'오늘의 한마디'는 기사에 대하여 자신의 생각을 말하고 남의 생각을 들으며 서로 다양한 의견을 나누는 공간입니다. 그러나 간혹 불건전한 내용을 올리시는 분들이 계셔서 건전한 인터넷문화 정착을 위해 아래와 같은 운영원칙을 적용합니다.
자체 모니터링을 통해 아래에 해당하는 내용이 포함된 댓글이 발견되면 예고없이 삭제 조치를 하겠습니다.
불건전한 댓글을 올리거나, 이름에 비속어 및 상대방의 불쾌감을 주는 단어를 사용, 유명인 또는 특정 일반인을 사칭하는 경우 이용에 대한 차단 제재를 받을 수 있습니다. 차단될 경우, 일주일간 댓글을 달수 없게 됩니다.
명예훼손, 개인정보 유출, 욕설 등 법률에 위반되는 댓글은 관계 법령에 의거 민형사상 처벌을 받을 수 있으니 이용에 주의를 부탁드립니다.
Close
x