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으로 이민 오는 한인들의 남녀 비율이 심한 불균형을 나타내고 있으며 특히 20∼40대 연령층의 경우 여성이 남성보다 2배 가까이 많아 사회적 문제가 되고 있는 것으로 지적됐다.

12일 한미연합회(KAC) 센서스정보센터(소장 유의영 박사)가 연방이민국(INS)의 1996∼2000년 이민통계를 바탕으로 한인 이민자 패턴을 분석한 자료에 따르면 지난 5년간 한인 이민자의 성비(여성 100명당 남성의 수)는 81.85로 남녀 비율이 약 4대5로 나타났으며 특히 젊은층인 20∼30대의 경우 성비가 56.26(여성 100명당 남성 56.26명)으로 여성 인구가 남성보다 약 2배나 많은 극심한 불균형을 보이고 있다.

연령대별로는 20∼24세 59.9, 25∼29세 37.99, 30∼34세 58.67, 35∼39세 68.48의 성비를 보였으며 결혼 적령기인 25∼29세의 경우 여성 3명당 남성 1명 꼴로 격차가 가장 심해 젊은 한인 여성들의 배우자 구하기가 매우 어려운 현상을 반영했다.

센서스정보센터는 이같은 불균형이 ▲여성들의 취업과 사회활동 기회가 제한돼 있고 의식구조가 남성위주 사회인 한국의 특성상 여성들이 남성보다 더 많이 이민을 원하는 경향을 보이고 있고 ▲결혼을 통해 미국 영주권을 취득하는 경우가 남성보다 여성들이 더 많기 때문인 것으로 풀이했다.

반면 20세 이하의 경우는 가장 최근 자료인 2000년 이민자 중 5세 이하의 성비가 127.35, 5∼9세 124.01, 10∼14세 107.96, 15∼19세 112.93 등으로 남자가 훨씬 더 많은 것으로 나타나 한국사회의 문제점인 남아선호 현상이 이민사회에도 그대로 옮겨지고 있는 것으로 분석됐다.

유의영 소장은 "이처럼 심각한 성비 불균형은 인구학적으로 가정의 안정을 유지하기 어렵게 해 커뮤니티의 사회적 안정에 악영향을 가져올 수 있다"며 "한인사회의 가정불안이나 혼외 관계 증가 등의 사회문제도 이와 관련 있다"고 주장했다.

찰스 김 KAC 사무국장은 "한인여성들 중 독신이나 이혼자가 많고 아시아계중 타인종과의 결혼비율이 가장 높은데 이는 한인사회에서 배우자를 찾기가 어렵기 때문"이라며 "커뮤니티 사회문제 대처를 위해 이번 성비분석과 같은 한인 인구 자료에 대한 활발한 연구가 필요하다"고 말했다.

한편 이날 정보센터가 분석한 한인 이민통계에 따르면 2000년 한인 신규 이민자 1만5,380명 중 53.7%가 미국 내에서 체류변경을 통해 영주권을 취득했으며 관광이나 유학으로 왔다가 눌러앉은 경우가 전체의 27.3%에 달했다. 또 한인 이민자 중 입양아는 총 1,711명으로 전체 11.1%를 차지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2000년 신규 이민자 거주지를 주별로 보면 캘리포니아 4,279명, 뉴욕 1,773명, 뉴저지 1,65명, 메릴랜드 968명, 버지니아 895명, 워싱턴 706명 등의 순이었으며 대도시별로는 로스앤젤레스-롱비치 2,123명, 뉴욕시 1,348명, 워싱턴 DC 1,034명, 오렌지카운티 680명, 뉴저지 버겐-패서익 658명, 시카고 474명, 시애틀 459명 등이었다.

<김종하 기자> chriskim@koreatime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