얼마전 막을 내린 동계 올림픽은 미국 아이스하키 팀의 성화 점화로 시작해 미국 아이스하키 팀의 패배로 막을 내렸다. 할리우드 액션을 취한 반칙왕 오노는 심판들 덕분에 미국의 영웅이 되었고 3·1 운동 때 삼천리 방방곡곡에 메아리 치던 태극기를 내 던져버린 김동성은 한국으로 돌아가서 영웅이 되었다. 이기주의와 힘의 논리, 그리고 정의의 개념이 뒤 섞여서 강한 것과 약한 것, 선한 것과 악한 것이 잘 구분이 안 되는 세상에 살고 있는 것 같다.
좀 심한 생각인지는 몰라도 조국 주변의 돌아가는 일들이 구한말 열강의 세력다툼이 있었던 시절의 역사로 돌아간 듯한 착각이 든다. 주변을 돌아봐도 어디 하나 만만한 나라가 없는 데 자원 하나 없는 나라에서 뼈 빠지게 노력해서 쌓아놓은 것 다 들어먹고 경제식민 통제에서 벗어날 만 하니까 다시 야단인 것 같아서 안타깝다. 호기 있게 시작한 햇볕정책도 현재까지의 상황으로만 보면 황무지에 심어 놓은 장미꽃 모양이다. 북한은 여전히 인권의 사각지대로 남아있고 북한 주민들의 생활향상은 요원해 보인다. 북한에서 탈출한 주민들이 영웅 대접을 받던 일이 엊그제 같은데 이제는 그들이 오히려 천덕꾸러기 신세가 되어 떠돌고 있다. 누구를 위한 정책일까.
남북한 냉전 시절 해외동포들은 대단한 대접을 받았었다. 수년 전 소위 세계화 정책이란 것이 시작 될 때부터 불기 시작한 ‘영어 광풍’으로 한국에선 있는 집 아이든 없는 집 아이든 너도 나도 해외로 나가며 IMF시작에 일조를 했고 여기에 사는 교포 자녀 아이들도 이에 발 맞추어 한국으로 한국으로 나갔다.
그 때쯤 한국으로 나간 교포출신 가수 유승준이 군대에 가겠노라고 호언을 했다가 마음을 바꾸어 시민권을 취득해 논란이 일었고 결국 유승준은 테러리스트에 준하는 법 적용에 걸려 미국으로 돌아와야만 했는데 미국 생활을 청산하고 군대까지 갔다온 탤런트 차인표가 007영화의 주요 배역인 북한군 장교역의 출연제의를 거절했다고 해서 대단한 영웅 대접을 받은 듯 하여 묘한 대조를 이루고 있다.
요즈음에는 한국으로 간 교포 2세들까지도 부잣집 기웃거리는 가난한 친척쯤으로 생각하는건지, 군대 기피를 위해 부모들이 이민갔다고 억지를 쓰는 건지, 조국에 대한 실망을 안고 돌아오는 경우를 종종 보게된다.
반대로 이곳에선 한국의 돈 많은 집 아이들이 조기유학인지 뭔지를 와서 교포 사회에 적지 않은 위화감을 조성하고 있다. 내가 내 돈 쓰는데 뭐 어떠냐는 식이다. 조국이 발전한다고 해서 배 아파할 동포는 없다. 동시에 조국이 무슨 일이 생기면 누가 시키지 않아도 우리 동포들은 저절로 일어난다. 그런 사실들을 망각해서는 안 된다.
세상에서는 작지만 강한 나라가 많이 있다. 대부분의 그런 나라들은 조용한 저력이 있다. 달달달 끓지 않는다. 내가 좀 있다고 남 무시하지 않는다. 없다고 비굴해 하지 않는다. 개인의 인격이 존중되는 바탕 위에서 건전한 사회를 이루고 있다.
허공에 내 지르는 소리가 될는지 몰라도 조국에 대한 바램이 있다면 작지만 큰 나라, 너무나 한국적인 인격이 있어서 제이레노같은 녀석이 함부로 넘볼 수 없는 나라, 혹시 잘 살게 된다면 겸허하게 베풀 줄 아는 나라, 그래서 오늘만 잘 살다가 나만 잘 살다가 끝날 것 같은 나라가 아니라 우리의 조상들이 위대했었노라고 후손들에게 기억되어질 5천년 역사의 성숙한 나라, 그런 것일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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