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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29개팀 가운데 13개팀에 흑인사령탑...사상 최고
인종적 다양성에 관한한 다른 어떤 프로스포츠 보다도 앞서가고 있는 NBA에 흑인 감독들의 숫자가 13명에 도달했다. 이는 메이저리그의 흑인감독 7명, NFL 2명, NHL 0명을 모두 합한 것보다 더 많은 기록이다.
NBA는 또한, 모든 프로스포츠 중에서 최초의 흑인선수 및 흑인감독을 배출시킨 전통을 갖고 있다. 선수로는 보스턴 셀틱스가 1964~65 시즌 최초로 흑인선수를 선발명단에 포함시킨 데 이어, 1966년에는 흑인감독을 영입한 최초의 구단이 되었다.
또, 1972년에는 밀워크 벅스의 웨인 엠브리가 NBA 흑인 최초의 제너럴 매니저가 되었다. NBA 커미셔너 데이빗 스턴은 이렇게 말한다.
"흑인감독이 13명이나 되는 것은 주목할 만한 현상이다. 하지만, 앞으로는 이런 일이 주목거리 자체가 되서도 안 된다"
1966년 보스턴 셀틱스의 흑인 빌 러셀이 전임자 레드 오어바크의 뒤를 이어 흑인 최초의 감독이 됐을 때, 이는 일대 사건으로 받아들여졌다. 당시 셀틱스는 전년도 NBA 챔피언이었고, 러셀은 셀틱스는 물론 리그 전체에서 자타가 공인하는 최고의 선수였다.
현재 셀틱스의 회장으로 있는 오어바크는 당시의 결정을 이렇게 설명한다.
"그 때의 상황에서는 러셀을 감독에 앉히는 것이 팀의 연속 우승을 위한 최상책으로 판단했을 뿐이다"
오늘날, 구단주들과 제너럴 매니저들은 이구동성으로 감독선임의 유일한 척도는 팀의 우승 가능성 뿐이라고 말한다. 감독선임 조건으로써 인종적 구분은 더 이상 의미가 없어졌다는 것이다.
워싱턴 위저즈의 에이브 폴린 구단주도 "나는 기본적으로 인종 색맹이다"라고 말한다.
위저즈는 40년 팀 역사상 6명의 흑인감독을 고용했는데, 이는 시애틀 수퍼소닉스와 함께 NBA 최고의 기록이다.
반면 밀워키 벅스, 피닉스 선스, 유타 재즈 같은 팀들은 흑인코치들은 많이 기용했지만, 단 한 번도 흑인 감독을 발탁한 적이 없다.
보스턴 셀틱스에서 리그 사상 최초로 선수 겸 흑인감독이 된 빌 러셀은 감독으로서 세 시즌 가운데 두 차례나 팀을 NBA 정상에 올려놓는 혁혁한 성공을 거두었다. 이런 면에서 오늘날 각 팀의 흑인감독들은 한결같이 러셀에게 신세를 졌다고 말한다.
인디애나 페이서스의 흑인 감독 40세의 아이제이어 토머스는 평가한다.
"러셀의 선례가 특히 중요한 것은 그가 선수출신으로서 감독이 되었다는 사실이다. 이를 통해 러셀은 흑인이 현역선수에서 감독으로 직행할 수 있음을 보여줌과 동시에, 흑인들은 머리가 없다는 미국사회의 인종적 편견을 여지없이 분쇄했다"
LA 클리퍼스의 흑인감독 앨빈 잰트리는 이렇게 말한다.
"러셀은 흑인이라도 재능과 기회만 주어지면, 얼마든지 유능한 감독이 될 수 있음을 천하에 과시했다"
러셀의 성공은 그 후 현재 토론토 랩터스 감독인 레니 윌킨스와 골든 스테이트 워리어스의 부 제너럴 매니저 앨 애틀스의 길을 닦아주었다. 애틀스는 1969년 샌프란시스코에서, 그리고 윌킨스는 시애틀에서 각각 선수 겸 코치로서 지도자 생활을 시작했다. 그리고, 두 사람 모두 팀을 NBA 정상으로 이끌었다.
애틀스는 감독 3년차인 1975년 NBA 타이틀을 차지했고, 윌킨스는 감독 2년차인 1979년 슈퍼소닉스를 정상에 올려놓았다. 특히, 올해로써 만 40년째 NBA에 몸담고 있는 윌킨스는 지난 29년 동안 계속해서 감독생활을 하고 있다. 윌킨스는 또, NBA 역사상 최다승을 기록중인 감독이기도 하다.
윌킨스 감독의 성공은 70년과 80년대 들어 K.C. 존스를 비롯, 얼 로이드, 윌리스 리드, 새치 샌더스, 레이 스콧, 폴 실라스 같은 유명한 흑인감독들이 대거 NBA로 진출하는 초석을 마련했다.
윌킨스에 이어 NBA 흑인감독 러시의 견인차가 된 또 한 사람의 공로자는 1983-88년, 보스턴 셀틱스의 감독을 역임한 K.C. 존스였다. 과묵한 성격의 존스는 이 기간 두 번의 NBA 타이틀과 다섯 번의 애틀랜틱 디비전 타이틀을 차지함으로써, 흑인감독의 주가를 한껏 높여 놓았다.
현역 흑인감독들 가운데 가장 주가를 높이고 있는 사람은 올랜도 매직의 사령탑인 닥 리버스 감독이다.
리버스는 원래 어느 레벨에서든 감독 경력이 전무한 사람이었으나, TV 해설자 생활을 하면서 농구에 대한 탁월한 안목을 인정받았다. 그는 해설자로서 쌓은 명성을 바탕으로 올랜도 감독으로 발탁되었으며, 여세를 몰아 1999~2000시즌 ‘NBA 올해의 감독’으로 선정되는 영예를 차지했다.
리버스의 성공은 또, 시카고 불스의 빌 카트라이트, 포틀랜드 블레이저스의 모리스 칙스, 덴버 너기츠의 네이트 맥밀란, 뉴저지 네츠의 바이런 스캇 같은 흑인감독 전성기의 도화선이 되었다. 리버스는 또한 클리퍼스의 젠트리, 닉스의 돈 체니, 멤피스 그리즐리의 시드니 로우, 그리고 클리블랜드 캐벌리어스의 존 루카스 같은 흑인감독들에게 제2의 기회를 제공해 주었다.
이에 대해, 존 리버스는 말한다.
"한 사람의 개척자가 길을 잘 닦으면, 다음에 오는 사람들이 계속해서 잘할 수 있게 된다. 아마, 마틴 루터 킹 목사가 살아나서 요즘 NBA의 돌아가는 모습을 본다면, ‘내가 바라던 꿈이 바로 이거였다’고 외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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