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주 한인으로는 최초로 공군 대령으로 진급하는 장윤혁 중령(45).
그가 ROTC 장교가 된 이유는 간단하다. 학비를 마련하기 위해서였다. 1970년 13살의 어린 나이로 얼떨결(?)에 미국으로 이민와 뉴욕서 살기시작한 그에게 영어는 물론 모든 것이 낯설고 힘들었다.
"미국행 비행기를 타기 3일전 갑자기 아버님이 양복을 사주시는 것이었습니다. 햄버거도 처음 사주시더라구요. 그러더니 우리 가족이 미국으로 가게됐다고 발표하시는 것이었습니다"
다행히 공부는 잘해 동부 명문의 하나인 코넬대학에 입학했고 경제학과 전자공학을 함께 전공했다. 그러나 당시 일년에 12,000달러나 하는 등록금 마련이 쉽지 않았다. 방학때마다 닥치는 대로 일했다. 그러다 R OTC에 자원하기로 결심했다.
"우선 학비와 책값 걱정이 없어져 안심이 됐습니다. 또 한 달에 150달러씩 생활보조비가 지급돼 기숙사 비용도 마련됐지만 먹을 것은 제가 마련해야 했지요. 일한 돈으로 라면을 잔뜩 사다 놓으면 기분이 좋아지곤 했습니다"
졸업후 임관한 그에게 첫 프로젝트가 떨어졌다. 일개 소위였지만 예산이 1,100만달러나 되는 제법 규모가 큰 것이었고 하청 기업의 부사장과 상담해야 하는 비중있는 일이었다. 이 프로젝트를 장소위는 멋있게 마무리했고 곧 상관의 인정을 받게 됐다.
"3년후 저는 250여명의 팀원을 거느리고 일할 수 있는 위치에 오르게 됐습니다. 일들이 내 적성에 잘 맞고 인정받으니 만족감도 컸습니다"
군에 뿌리를 내리게된 결정적인 계기는 한 상관의 조언이었다. 그의 능력을 알아본 상관이 긴 안목을 갖고 군업무에 정진하라고 충고했다.
충고대로 한 우물을 판 그는 F-16, F-16, F-117 등 전투기 관리 정책을 입안하는 일과 ‘탄도탄방어기구’와 ‘작전구역 미사일방어 프로그램’ 지원팀장 등 주요 업무들을 맡으면서 경력을 쌓아갔다.
"한 번은 C-17 수송기 80대를 매입하는 프로젝트를 맡게됐습니다. 총예산 143억달러의 대규모 프로젝트였습니다. 지금은 보잉사와 합병된 맥도날드 더글러스사와 협상하는데만 6개월이 걸렸고 처음 시작부터 계산하면 10여년이 소요된 셈입니다." 비행기의 디자인이나 크기, 속력, 탄환 무게 등 모든 결정 과정을 총지휘했다.
이 점이 장중령이 군을 사랑하는 이유중에 하나다. 나이와 인종에 상관없이 능력대로 대우받고 진급할 수 있는 곳이 군대다.
그는 "미주 한인 젊은이들이 마음껏 꿈을 펼칠 수 있는 곳이 군대"라고 설명했다. 사병은 조금 사정이 다르지만 장교로 근무하면 대학때의 전공을 충분히 살리면서 능력을 발휘할 수 있다는 것이다.
소수계 장교로서 차별은 없었느냐는 질문에 "차별대우를 받은 적이 별로 없지만 그런 일에 거의 신경쓰지 않았다"고 잘라 말했다.
"한번은 하버드 대학에서 연구할 기회가 있었습니다. 제가 더 실력이 있다고 생각했는데 동료가 발탁됐습니다. 인종 차별이라고 불평할 수도 있는 일이었지만 저는 그런 일에 시간낭비하고 싶지 않았습니다. 제가할 수 있는 다른 일을 찾고자 노력했습니다"
그는 "능력도 중요하지만 매사에 긍정적이고 끈기있는 자세, 주위 사람들의 충고에 귀를 기울이는 겸손함 등도 유능한 일군으로 인정받는데 중요한 요소"라고 말했다.
간호 장교로 앤드류 공군기지에서 근무하는 부인 장진란씨와는 친구 결혼 사진을 찍어주다 만났다. 장중령이 전근을 많이 다니다 보니 불편한 점이 많아 아예 부인도 장교로 입대해 버렸다. 장진란씨는 걸프전 당시 다섯살이던 큰 딸 미아(17)와 6개월된 아들 앤디(13)를 놔두고 전쟁에 참여했던 경험이 있다.
현재 미공군 군수 매입분야에서 3-4백명 안에 드는 요직을 맡고 있는 그는 "큰 꿈이 있는 한인 젊은이라면 공군을 적극 생각해 보라"고 권유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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