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주말에 할머님 몇분을 모시고 공원에 놀러를 갔었다.
김밥도 싸고, 쑥떡이랑, 과일, 음료수등을 준비해서 갔다.
나는 외할머님을 모시고 사는데 집에만 계시니까 내가
문을 나서기만 해도 따라 나서시려고 한다. 연세도
89세이신데 집에만 계시는 것이 답답 하신가보다.
오랫만에 바람도 쐬 드릴겸... 나도 머리 좀 식히려고...
친구분 몇분를 모시고 함께 공원에 갔다.
점심 잘 드시고 노시다가 할머님들께서는 여레껏 혹시나
공원에 나물같은 것이 있나 샅샅이 뒤지셨다.
그러다가 할머님 한분이 두릅나무를 발견하셨다.
아마 콜럼부스가 신대륙을 발견했을대 이렇게 기뻐
했을까....?
얼마나 기뻐하시는지... 그것도 한 그루가 아니라
밭이었다.
두릅나무에는 가시가 많고 특히 가시덩쿨속에 있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할머님들께서는 가시에 찔리시는데도
아랑곳하시지 않으시고 열심히 나물을 하시는 것이었다.
나도 따라 들어가서 했는데 어찌나 가시에 많이 찔렸는지
나물값이 나오겠나 싶었다.
그래도 산나물의 그윽한 향기에 취해서 아픈 줄도 모르고
열심히 했다.
집집마다 저녁 반찬거리는 해결이 되는 듯했다.
어릴적 봄이되면 산나물을 유난히 좋아하시던 할머님
덕분에 산나물을 많이 먹고 자랐다.
두릅나물, 참나물, 취나물, 묵나물등등 이름 모를
나물들이 많았다.
미국에서 자라난 아이들은 영문도 모르고 엄마를 놀린다.
"엄마, 초록색은 다 반찬이야...?"
봄나물의 깊은 맛을 알리가 없지.
특히 봄나물은 겨우내내 땅속에 있던
정기를 받아서 건강에도 최고인 나물이 아닌가...
요즈음처럼 화학약품에 길들여진 나물들에 비하면 완전
자연산에 무공해가 아닌가...
지난달 한국에 갔을때 동네 길거리에 냉이며 달래등
봄나물이 나온 것을 보고 역시 한국이 좋긴 좋구나! 라고
느낀적이 있는데...
된장 풀어서 냉이며 달래를 넣고 찌게를 끓이면 나른 한
봄날에 입맛을 돗구는데는 최고가 아니던가?
고향이 그리워질때면 항상 냉이와 달래, 쑥 캐던 생각이
나고는 했었다.
그리고 두릅나무에 대한 나의 추억은 각별하다.
유난히 나무와 화초를 좋아하시던 어머님께서는 내가
아주 어릴적에 산에 갔다 오시더니 두릅나무 한그루를 캐
오셨다. 그래서 나는 그 나무가 소나무나 향나무처럼
보기만 하는 나무인 줄 알고 자랐다.
나중에 커서 그 나무가 먹는 나물이라는 것을 알았다.
집에 정원수로 키우던 나무를 먹는다니까 왠지
안타까웠다.
집에서 키우던 개를 잡아 먹는 기분과 꼭 같다고나
할까.....?
그런데 뜻밖에도 미국에서 그 두릅나무를 다시 만나게
되다니
나에게 아련한 고향집 정원을 연상하게 했다.
덕분에 우리는 그 날 저녁 온식구가 두릅나물 데쳐서
초고추장에 찍어먹는 영광을 누리게 되었다.
고향에서 느끼던 그 향기를 지금도 느낄 수가 있다니 이
얼마나
행운인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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