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박정현 칼럼]
▶ 가주정부 전산시스템 경영자
한국 사람들은 미국잡기, 미국 미워하기, 반대하기를 좋아한다. 미국 문화를 모방하는데는 세계에서 둘째가라면 서러운 사람들이지만, 미국 좋아한다고 입밖에 냈다가는 골빈사람, 매국노 되고 만다. 미국을 규탄하고 멸시하는 이는 줏대가 곧은 인테리가 된다. 이거야 노상 "미군 철수하라!"는 야유와 데모를 들으며 한국에서 대학시절 지낸 이는 누구나 다 아는 바지만, 놀라운 것은 9-11 사건이 터지고 동계올림픽이 끝나고보니, 미국에 정착 귀화하고 사는 한국 교포들도 이점에 대해서는 대부분 마찬가지라는 점이다.
미주판 신문에 나는 글마다 하루가 멀다하고 "미국이 국력을 행사해서..." 라든가 "미국의 거만한 태도" 혹은 "미국이 금메달을 뺏았느니..." 운운 등으로 일관하는것을 봐도 안다. 한국선수의 실격이 정당했다는 말 한마디 어디서 찾아볼 수 없다. 더욱 약소한 이유로 미국선수 한 명도 같은 종목에서 실격당했다는 말도 물론 없다. 선수 팔백 여명에 대회 행사 연기자 사천 여명, 더구나 거의 모두 현지 유타 주민으로 구성되고 계획이 된 행사는 그 정성과 멋진 연기로 세계각국의 찬사를 모았지만, 한국인들은 일언반구 없었다. 이러한 부정적인 태도는 미 정부의 각종 9-11 대응 정책에 관해서도 계속된다. 심지어 어떤 논설위원이나 저명한 교수까지도 한몫 거들었고. 기자시각에도 "미국정부의 분풀이 처사" 운운등 미국잡기 대회라도 난것 같다. 중요한것은 이런 삿대질은 교포들의 미국 생활 적응에 도움이 되기는 커녕 알게 모르게 치명적인 해를 끼칠 수 있다는 것이다.
왜 한국인들은 미국을 그렇게 좋아하면서도 그렇게 미워할까? 나는 이것이 일종의 신세진 강자에 대한 아리송한 열등의식과 피해망상이 뒤섞인 콤플렉스가 아닌가 하고 생각해본다. 그러나 현지 동포들의 시각은 조금 달라야 하지 않을가.
미 거주 한국인의 미국 미워하기는 왜 본국 한국인들의 그것과는 다른가? 그것은 미 거주 한국인들은 자신의 선택으로, 때로는 극단적인 수법을 써 가면서까지 오랜 시일을 걸쳐서 노력한 결과로 미국에 거주하고 있기 때문이다. 그 이유야 어떻건, 정치 경제적 문화가 좋아서이건, 삶의 전반적 조건이 우월해서이건, 미국이 더 좋기 때문에 정착한 것이 아닌가. 그래서 서둘러 셋중 둘이란 비율로 미국에 충성하기로 서약을 하고 한국국적을 포기한 사람들이 아닌가. 그리고 대부분 한국에서보다 한결 풍족한 삶을 누리고 있다. 그런데도 많은 미 동포들은 미국의 문화를 배우고, 이해하며, 포용하여 내것으로 만드는 대신, 유랑민처럼 언저리에서 따로 뭉쳐 한국밖의 작은 한국에서 떠돌고 있는 형편이다. 언론이 앞장서서 사사건건 미국잡기 일삼는다. 결코 행복한 신세계의 삶의 그림은 아니다. 한국이 낳았으되 미국이 키웠으니 키운 정을 무시하는 것은 좋은 일인가.
"구하라, 얻을 것이다. 두드리라, 열릴 것이다."라는 말씀을 나는 믿는다. 우리는 어쩌면 이 강대한 신세계의 문턱에서 서성거리면서 구하고 두드리는 대신 제 설움에 겨워 발길질이나 돌팔매질부터 일삼는 것이 아닐까. 완벽한 사회는 결코 아니로되 너무도 감사할 바 많은 아름다운 나라에서...
나는 북 남미와 유럽 각국을 여행해 보았지만, 솔직히 말해서 미국인처럼 꾸밈없고 사람좋은 국민은 이 세상에 없는것 같다. 어디를 가나 쾌활하게 타인에게도 인사잘하고 친근하게 유모어 잘 건네고, 불행한 이웃 잘 도와주고, 외국인에게 관용이 많다. 세계 어느곳에 불구 장애인 시설을 공공장소마다 하며, 금연자의 권리를 존중하며, 영어 못하는 외국인에게 모든 관공서에서 무료 통역서비스를 제공하는가. 그리고 조그만 일에도 철저히 감사하거나 실례를 구한다. 한국인들은 이런 점을 배우고 있는가.
나는 미 거주 25여년에 많은 불편을 무릅쓰고 아직도 한국국적을 보유하고 있지만 (나를 행여 친미주의자로 몰지 마시길) 미국인들에게서 너무나 많은 것을 배웠다. 그것은 곧 힘이 되기도 해서 주류사회를 뚫고 들어가는데 많은 도움이 되었다. 폐쇄와 부정은 후퇴를 초래하고 포용은 새로운 세계를 연다. 작년 9.11 사건이후 나는 한 카나다인이 타임지에 다음과 같이 투고한 글을 읽고 그 열린 마음의 태도에 감명을 받은 적이 있다. 이 나라에 정착한 우리 동포들도 언젠가 이렇게 스스럼없이 말할 수 있기를 바란다.
"나는 지난여름 몇 달 동안 동부 카나다로부터 미국 전역을 걸쳐 텍사스까지 자동차로 여행했었는데, 나는 이 친절하고 강직한 이웃사람 미국인들에게 무한한 애정을 느꼈다. 어디를 가도 이들은 쾌활하고 우호적이며 삶을 사랑하고 즐기는 것을 볼 수 있었다. 지금 그들이 당하고 있는 시련에 연민을 느낀다. 나는 이들이 이 시련을 극복할 뿐만이 아니라 번영하리라는 것을 믿어마지 않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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