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원자재 싣고 가 제품 싣고 오니 탁상공론 아니야
오클라호마 시티를 지나는 주간 고속도로 40번에 위치한 트럭정거장 ‘플라잉 J’를 들락거리는 바퀴 18개짜리 대형 트럭의 숫자로만 판단하자면 이제 미국 경제는 불경기에서 벗어났다. 지난 2주동안 이 곳에는 "구인"이라고 쓴 쪽지가 나붙어 있다. 장사가 하도 잘돼 캐시어 2명과 중간 관리자 한명이 더 필요하게 된 것이다.
아직도 기념품 가게에서 대수롭지 않게 선물을 집어 드는 운전사는 많지 않고 웨이트리스들은 트럭운전사들이 팁을 듬뿍 듬뿍 놓지 않는다고 말하지만, 연료 판매량도 늘었고, 빈 트레일러에 짐이 다 찰 동안 기다리고 있는 운전사도 별로 눈에 띄지 않는다.
일리노이주 디캘브로 배달할 굿이어 타이어를 실으러 오클라호마주 로튼으로 가는 길에 이곳에 들른 론 존스(40)은 "쉴 시간이 별로 없다"고 말하고, 이 트럭정거장의 총지배인인 대니 햄비도 "진창에선 빠져나왔다"고 말한다.
불황의 시작을 발표한지 1년이 지난 요즘, 고용, 재고, 산업생산성, 수출과 수입, 소비자 지출, 수신과 여신, 이윤과 손실등 가지가지 통계를 가지고 경제 동향을 분석하는 것이 직업인 경제학자들과 월스트릿 분석가들이 내놓은 현재 경기 전망은 몇가지 글씨로 대표된다. 어떤 사람은 하락했던 경기가 조금 되살아나다 다시 미끌어졌지만 또다시 조금 재기하기 시작했다는 ‘W’자를 말하고, 낙관적인 사람은 ‘V’자 계곡을 넘어 올라가고 있다고 보며, 비관적인 사람은 아직 ‘L’자라고 말한다.
그러나 그들보다 더 경제의 실상에 접근해 있을 트럭 운전사들이 내리는 경제 진단은 ‘U’자다. 최소한 자기들이 부리는 물건들의 양으로 보아 경제는 성장하고 있으며 ‘U’자의 오른쪽으로 올라가고 있다는 것이다.
"크리스마스 무렵엔 일을 하고 싶어도 일이 없었다"고 플라잉 J에서 아침을 먹던 존스는 말한다. 일주일 꼬박 앉아 기다려도 짐이 없었는데 지금은 앉아 있을새가 없다"는 존스는 미시시피에서 오클라호마시티까지 자동차용 기름을 싣고 왔다.
트럭 운전사들의 경제 진단의 정확성을 믿어도 될 이유는 충분하다. 삼목 껍질 식물용 뿌리덮개를 텍사스주 패리스에서 캔자스주 위치타까지 나르는 중에 이곳에 들른 단 위버(60)의 말을 들어보면 그렇다. "우리가 실어 나른 원료로 만들어진 제품을 또 운송하거든요"
미국트럭운송협회에 따르면 트럭 운전사들이 나르는 미국 국내 화물의 비율은 무게로는 전체의 67%, 가치로는 전체의 87%에 해당한다. 무게 기준 운송량은 1999년 12월에 최고를 기록했는데 2000년 7월쯤에는 17%가 하락, 불경기의 징조가 나타났으며 9월 11일 테러 사태이후 연말까지 계속 하락했다. 그러다 2월쯤부터 다시 5% 정도 회복했다고 이 협회의 수석 경제학자 밥 코스텔로는 말했다.
이는 협회 회장이자 85대의 트랙터-트레일러를 굴리는 트럭회사 주인인 데이빗 맥코클의 경험과도 일치한다. 시멘트, 석고, 석회, 모래를 건축업자, 공장, 정유회사들에 나르는 그의 트럭들도 9월 11일 이후 침체를 벗어나 다시 바빠지기 시작했을 뿐만 아니라 트럭업계 전체의 전망이 "상당히 좋다"고 그는 말했다. 자동차 전문 운송업체 ‘앨라이드 오토모티브 그룹’과 리스 계약을 맺고 일하는 트러커 짐 베어치도 앨라이드에 리스하는 트럭 소유주겸 운전사 160여명중 지난 2년동안 레이오프됐던 50명이 모두 복직됐고 사람이 더 필요한 형편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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