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통 의학뿐만 아니라 대체의학까지 망라한 진료로 이 지역 최고의 의료기관이 되기를 희망하는 조지아주 사바나의 ‘메모리얼 헬스 유니버시티 메디컬센터’는 최근, 디팍 초프라 박사와 제휴, 입원 환자뿐만 아니라 사바나 주민들도 들러 요가, 명상, 따뜻한 약초 참기름을 이마에 떨어뜨리는 치료를 받을 수 있는 센터를 건설하기로 했다.

메모리얼 뿐만이 아니다. 사바나 지역에서 메모리얼과 경쟁관계인 ‘세인트 조셉스/챈들러’ 병원은 지난해 3월에 요가나 향기요법에 관해서도 배울 수 있는 ‘센터 포 웰빙’을 개관한데 이어 오는 5월에는 스트레스를 줄이는 것이 건강에 얼마나 유익한 것인지를 설파하는데 앞장서온 하버드대학의 허버트 벤슨 박사가 창설한 ‘마인드/바디 메디컬 인스티튜트’ 부설 프로그램도 도입할 예정이다.

돈 많은 환자와 경쟁력을 추구하는 종합병원들 중 어떤 형태로든 대체의학을 환자들에게 제공하는 곳이 늘고 있다. 미국병원협회에 따르면 대체요법을 시행하는 종합병원의 숫자는 1998년부터 2000년 사이에 거의 2배로 늘어 전체의 15.5%에 달하며, 크고 작은 병원들이 계속 환자나 지역 주민들이 두어 시간씩 치료를 받을 수 있도록 대체 혹은 보충요법을 실시하는 센터를 신설하고 있다.

그런 서비스에 대한 대가를 액면대로 지불하는 부유한 고객들이 형성하는, 270억달러로 추산되는 시장을 놓고 병원들은 앞다퉈 대체의학을 시험해보고 있는 것인데 그렇게 하는 것은 커뮤니티 하스피틀뿐이 아니다. ‘베스 이스라엘 하스피틀’이나 ‘메모리얼 슬로언-케터링 캔서 센터’ ‘듀크’와 ‘스탠포드’ 같은 연구 병원들도 마찬가지로 중병 환자에게 사용하는 긴장완화 요법이나 침술뿐만 아니라 보통 일반 스파에서 하는 요법까지 다양하게 시행하고 있다.

노스캐롤라이나주 파인허스트의 ‘퍼스트 헬스 모어 리저널 하스피틀’ 환자들은 기 치료도 받고 미시간주 그랜드 래피즈의 ‘세인트 메리즈 머시 메디컬 센터’는 두통과 얼굴의 주름을 제거하는 지압도 한다.

그러나 자기들이 제공하는 것을 대체의학이라고 부르는 것은 싫어하는 병원도 많다. 벤슨 박사의 프로그램을 시행하는 전국 9개 병원중 하나인 플로리다의 ‘보카 라튼 커뮤니티 하스피틀’ 운영책임자 스티븐 클라인은 "’마인드’바디 메디칼 인스티튜트는 대단히 강력한 주류 프로그램"이라고 강조한다. 한편 병원들이 임상적 효능이 증명되지 않은 요가와 마사지 요법 같은 것을 그렇게 성급하게 받아들여야 하는지에 의문을 갖는 전문가들도 있고, 아직까지는 기대와는 달리 대체요법 센터를 신설해서 이익은커녕, 수지를 맞추기도 힘들다는 병원이 많다.

그래도 사바나의 메모리얼 병원은 센터에 거는 기대가 크다. 사바나라는 지역과 마찬가지로 부설한 ‘초프라 센터’도 부유한 은퇴자들과 관광객들을 끌어 모을 것이라는 기대다.

내분비과 전문의로 보스턴 리저널 메디칼 센터의 의무과장을 지냈지만 전인건강을 강조하는 초프라 박사가 주창하는 명상과 스트레스 감소, 마사지, 운동과 건강식은 이미 상당히 주류화 되어 그에게는 최근 사망한 조지 해리슨부터 데미 모어, 미하일 고르바초프 등 유명 인사를 포함한 추종자도 많다.

초프라와 제휴함으로써 메모리얼은 대체의학계에서는 가장 잘 알려진 이름의 덕을 볼 것이라고 이 병원의 부원장인 스캇 리건은 말한다. "초프라 박사가 인스턴트 브랜드를 제공한 셈이죠"

메모리얼은 첫 3년간 이 센터에 25만달러 정도가 들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거기에는 초프라라는 이름 사용에 대한 허가 및 10여명의 직원들을 훈련시키는 비용도 포함된다. 이 병원의 신축 재활연구소 내에 자리잡을 센터에는 어두운 색깔의 커튼과 화분들, 향기 나는 초가 있는 방들이 마련된다. 모두 캘리포니아주 라호야에 있는, ‘치유와 변화’를 추구하는 중년여성들이 많이 찾는다는 ‘초프라 건강센터’를 본뜬 것이다.

한편 초프라 박사의 제국은 현재 다른 방향으로 확장을 꾀하고 있다. 1996년에 세운 이 센터를 제럴드 포드, 리차드 닉슨 전대통령 같은 명사들이 모이고 세계 챔피언십 골프대회가 열리는 ‘라코스타 리조트 앤드 스파’로 이전하는 계약을 완료한 것. 라코스타에서는 물론 호흡법 및 요가, 골프만을 위한 명상 등 골퍼들을 위한 코스도 제공된다.

아울러 맨해튼의 햄프셔 호텔스 앤드 리조트와 동업으로 맨해턴의 웨스트 44가에 신축중인 3,500만달러짜리 ‘램스 클럽’ 호텔에 초프라 센터를 짓기로 했으며 영국 허트포드셔의 부시 홀에도 초프라 센터 개설 여부를 고려중이다.

종합병원의 대체요법 센터들은 의학적 효용은 차치하더라도, 실질적인 필요를 충족시키고 있다고 병원 간부들은 믿고 있다. 최소한 환자들의 기분이라도 좋게 해준다는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