목소리 잃은 스티븐 호킹을 말하게 해준 회사 연매출
작년도 마이크로소프트사 일 평균 매출의 4%에 불과
세계적인 물리학자 스티븐 호킹의 목소리는 ‘워즈플러스’(Words-Plus) 제품이다. 캘리포니아주 랭캐스터에 있는 이 회사는 장애인들을 위한 커뮤니케이션 장비들을 만든다. 호킹은 근육이 위축돼 힘을 못쓰는 루 게릭 병을 앓아 오래 전부터 말을 못하지만 고감도 스위치가 연결된 특수 워드 프로세서를 사용해 베스트셀러 ‘시간의 역사’를 쓸 수 있었을 뿐만 아니라 이메일도 보내고, 강연도 하고 또 날카로운 유머가 번득이는 대화를 하기도 한다.
워즈플러스는 전 세계 수천명의 사람들에게 이런 자유를 주는 장치들을 개발, 장애인을 위한 테크놀러지 분야에서 ‘빅 네임’이 되었지만 직원은 30명도 안 된다. 연간 매출액도 290만달러에 불과하다. 이는 마이크로소프트사의 2000~2001 회계연도 일 평균 매출의 4%에 불과한 액수다.
미국의 중증장애인 3,300만명은 전체 인구의 12%를 넘지만 시각장애인이 인터넷 서핑을 하게 한다든지 사지마비 환자들이 컴퓨터 마우스를 사용할 수 있도록 해주는 회사들은 대부분 직원도 몇 명 안 되는 작은 회사들이다. 보조 테크놀러지 산업협회의 래리 이스라엘 이사장은 “솔직하게 말하자면 대기업이 뛰어들 만큼 큰 시장이 못되기 때문”이라고 말한다.
최근 칼스테이트 노스리지의 신체장애센터가 주관한 장애인용 하이텍 장비 전시회는 참여신청 업체들이 많아 호텔 볼룸 두 군데를 빌려야 했다. 하지만 대부분의 업체들은 중소기업이고 가족끼리 운영하는 기업들도 있었다. 일부 유명 전자회사들이 전시회 기금과 장비를 지원했지만 자체 생산품을 전시한 기업은 별로 없었다.
특히 중증 장애인의 경우, 대부분 소수의 분화된 그룹을 형성하기 때문에 큰 시장에 관심이 있는 대기업들에게 매력적인 고객층이 되지 못한다. 그래서 시각장애인을 위한 장비를 만드는 업체가 청각 장애인이나 휠체어 장애인들을 위한 장비도 함께 생산하는 경우는 드물다.
워즈플러스의 월터 월토츠 회장은 “우리 회사가 전문인 커뮤니케이션 확대 업계의 경우 전체를 합해도 연간 주문고가 5,000만달러에 불과하다”면서 “한 회사의 매출이 5,000만달러라도 월스트릿 입장에서는 미니 회사에 불과하다”고 설명했다.
게다가 고객 서비스에 손이 많이 간다. 워즈플러스의 론 클리리 마케팅 부장은 “일부 부속품들을 제외하면 전화나 우편 주문이 불가능하다”고 했다. 왜냐하면 손님들도 만나고, 또 언어능력 병리학자들과의 면담을 통해 개개인에게 맞는 맞춤 장비들을 판매하기 때문이다. 랩탑 컴퓨터가 포함된 워즈플러스 세트는 부대장치들에 따라 1만1,000달러까지 가격이 올라가지만 고객과의 관계는 파는 것으로 끝나지 않는다.
월토츠는 “사용설명에 대한 문의가 굉장히 많다”고 말한다. “고객의 제품에 문제가 생겼을 때 우리에게 전화를 하는 사람은 대부분 그 사람을 돌봐주는 간호인인 경우가 많다. 컴퓨터에 대해 잘 모르는 사람이 많아서 전화 한 통화가 매우 길어지게 된다”는 그는 “보조업무 때문에 손해를 보는 경우가 종종 있는데 그것이 대기업들이 이 업종에 뛰어들기를 꺼리는 또 하나의 이유”라고 지적했다.
장애인 전용품들은 원래 그들을 위해 만들어진 것이 아닌데 사용되는 것도 있고, 순전히 우연으로 장애인용품이 된 것도 있다. 오리진 인스트루먼트사는 1980년대 말 전직 우주공학자 멜빈 대시너와 스티브 베인에 의해 휴스턴 근교에 세워졌다. 그들은 적외선 추적기구를 팔기 원했다. “내 파트너가 그 장치를 가지고 이것저것 해보면서 어떻게 그 장치의 능력들을 보여줄 것인가를 생각하다 자신의 머리로 조종할 수 있는 컴퓨터 마우스를 만들어냈다”
고 대시너는 말하는데 그 기구는 컴퓨터 모니터 위에 적외선 장치가 장착되어 베인의 이마에 부착된 반사 띠로부터 보이지 않는 전파를 중계한다. 그냥 새로운 발명품에 불과했던 이 ‘머리 마우스’는 대시너가 지역 라디오 방송에서 장애인을 위한 컴퓨터를 제공하는 그룹의 이야기를 듣고 그 그룹을 찾아가 마우스를 보여준 뒤 신분이 달라졌다. 이 머리 마우스가 회사 수입의 반을 차지한다.
하지만 이러한 테크놀러지도 중증 장애인들에게 직장을 구해 주지는 못한다. 머리 마우스를 사용해서 칼 아츠에서 애니메이션으로 학위를 받은 뇌성마비 장애자 존 듀간 3세도 졸업은 했지만 취직은 못했다. 장애인들에게 취업 및 공직 진출을 돕기 위해 1990년에 제정된 장애자보호법조차 중증 장애인들에게는 별로 도움이 되지 않는다. 직장에 다니다가 장애인이 된 사람들에게 도움이 되지만 태생이나 어려서 장애가 된 사람에게는 별 소용이 없다. 월토츠는 “모든 첨단 장비를 지녔다고 해도 중증 장애인이 휠체어 뒤에 이력서를 달고 직장 인터뷰에 나가기는 여전히 힘든 상황”이라고 안타까워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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