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년전 아이오와주 드모인에 사는 두 할머니, 어바인과 라일레이는 단체로 쿠바를 여행한 적이 있었다.
두 사람은 귀국한지 몇 달 후, 연방재무부 해외자산통제국으로부터 적성국 무역금지법을 위반했다는 내용의 계고장을 받았다. 이 기관은 지구촌 테러조직들의 자금줄을 차단하는 것이 본 업무이지만, 쿠바여행법을 위반한 미국인들에 대한 추적 및 벌금추징 업무도 함께 관장하고 있다.
부시행정부가 들어선 후, 지난 40여년간 존속된 미국의 대쿠바 경제제재조치를 위반한 혐의로 적발되는 미국인들의 숫자가 급증하고 있다. 미국의 대쿠바 경제제재조치는 지난 1960년, 피델 카스트로가 쿠바에 공산정권을 수립하고 자국내 미국인들의 자산을 동결하면서 시작되었다.
이 조치는 1996년, 쿠바가 공해상에서 쿠바 보트난민 구조활동 중이던 항공기 두 대를 격추하면서, 미의회에서 정식으로 입법화되었다. 당시 격추된 항공기에는 미국시민 2명과 영주권자 1명이 타고 있었다.
강경노선의 부시행정부는 정권을 잡자마자 미국인들의 쿠바방문 행렬을 억제할 목적으로 대대적인 감시활동에 들어갔다. 그 결과, 쿠바를 방문했던 관광객, 교사, 예술가, 기업가 등 수많은 미국인들의 재무부의 추적을 받고 있다.
재무부의 강도높은 추적활동이 계속되자, 지난 해 7월 미하원은 대쿠바 여행금지안에 반대하는 표결을 강행했다. 또, 상원 세출위원회 청문회에서 민주당 소속 세출위원장 바이론 도간 의원은, 대쿠바 여행금지조치가 납세자들의 혈세만 낭비하는 시대착오적인 것이라고 강력 비난했다.
이 청문회는 쿠바에서 자전거 여행을 한 혐의로 벌금형을 선고받은 전직 교사와, 선교사였던 자기 부모가 세운 교회 옆에 부모의 유골을 뿌리기 위해 쿠바를 방문했던 선교사 아들의 건으로 열린 것이었다.
기술적으로 미국인들의 쿠바방문 자체는 불법이 아니다.
그러나, 미국인들이 쿠바에서 돈을 쓰게 되면 불법행위가 된다. 다만, 쿠바계 미국인들은 미재무부의 면허증을 발부받고 매년 한 번씩 쿠바를 방문할 수 있다. 최근 수년간 쿠바방문 면허를 받은 미국인들은 언론인, 종교인, 기업인, 예술가, 영화배우, 체육선수, 연구원 등으로 갈수록 그 범주가 확대되어 왔었다.
면허증이 없는 일반 미국인들은 쿠바열도에서 ‘완전한 피초청인 자격을 확보할 때’만 쿠바를 방문할 수 있다. 이 말은 ‘쿠바에서 미국법의 저촉을 전혀 받지 않는 사람이 미국인 방문객을 위해 경비 일체를 전담할 때’만 방문이 허용된다는 뜻이다.
무자격 방문자는 최고 5만 5,000달러의 민사법 벌금형에 처해질 수 있다. 이 밖에 형사법에 따라 최고 25만달러의 벌금형, 또는 10년 이하의 징역형에 처해질 수 있다. 그러나, 각 개인이 형편에 따라 관계당국과 협상할 있기 때문에, 실제로 무자격 방문자들이 내는 평균 벌금액수는 7,500달러선이다.
드모인에 거주하는 두 할머니도 평균치인 7,500달러를 징수받았으나, 5,000달러로 깎아내렸다. 그렇지만 여행경비가 일인당 2,200달러이었던 점을 감안할 때, 배보다 배꼽이 더 크게 된 것이다.
미국인들의 쿠바방문 면허취득건수는 매년 증가, 작년에는 16만 4,000명 이상의 미국인들이 합법적으로 쿠바를 방문했다.
작년 여름까지만 해도 재무부의 쿠바방문자 단속활동은 명목적인 수준이었다. 그러나, 부시행정부가 지난해 7월 쿠바 불법방문 척결의지를 천명한 이래 추적을 당하는 여행객들의 숫자가 기하급수적으로 증가했다.
쿠바망명자 단체들은 미국여행자들이 뿌리는 달러가 카스트로의 정권유지 기반을 강화시켜 쿠바의 민주화를 지연시키고 있다고 주장한다.
마이애미 소재 ‘전미쿠바계 미국인재단’의 데니스 헤이스 회장은 강조한다.
"미국인들의 쿠바여행은 카스트로 독재를 정당화시켜 주고, 폭정에 신음하는 1,100만 쿠바인들의 고통을 연장시킬 뿐이다"
미정부의 강경방침을 무시하고 쿠바방문을 계속하는 사람들도 있다.
텍사스 오스틴의 여행업자 댄 스노우는 쿠바방문 혐의로 기소된 바 있는 유일한 미국인이다. 스노우는 1987년, 8명의 어부들을 쿠바로 데려간 혐의로 45일간 연방교도소에서 복역했지만, 출소후에도 50여차례나 쿠바를 방문했다.
스노우가 운영하는 인터넷 웹사이트에는 쿠바방문시 엉클샘의 단속망을 피할수 있는 도움말들을 제공한다.
예를 들면, 쿠바에 입국할 때 세관원에게 미국여권에 도장을 찍지 앉도록 부탁해서 증거를 인멸하는 방안 등이다. 또, 귀국후 단속기관으로부터 받게 될 예상질문서 및 모범답안도 제시되어 있다.
"사람들에게 거짓말을 하라고 시킬 수는 없지만, 대부분의 쿠바여행객들이 하고 있는 관행은 알려 줄 수 있다"
스노우는 주장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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