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케이 제이 초이가 태어난 섬(완도)은 골프장이라고는 찾아볼 수 없는 곳이랍니다. 그런데 어떻게...?”
올해 미 라이더 컵 캡틴이자 ABC 방송국의 골프 해설가인 커티스 스트렌지가 지난 5일 뉴올리언스에서 있었던 PGA 투어 컴팩 클래식 골프대회에서 최경주 선수의 신들린 플레이를 극찬하며 한 말이다.
기자를 비롯한 많은 한인들에게 한국 남자 선수의 PGA 우승은 현실과는 거리가 먼 ‘바램’ 뿐이라고 생각해왔던 것이 사실이다.
이번 컴팩 클래식에서도 2라운드와 3라운드가 끝난 뒤 최경주가 1등을 달리고 있다는 뉴스에 많은 한인들이 흥분하면서도 ‘설마 우승까지 하겠어’라는 비관적인 생각을 한 것도 사실이다.
그러나 텔레비젼을 통해 비춰진 최경주의 마지막 라운드는 ‘섬 머슴아’의 뚝심을 시청자들에게 거짓없이 전해줬다. 그의 플레이가 스트렌지를 비롯, 사람들에게 돋보였던 것은 한 샷 한 샷이 ‘성실’했기 때문이다.
최경주의 플레이는 비록 타이거 우즈의 300야드 드라이버나 필 미켈슨의 정교한 ‘플랍 샷’처럼 화려함은 없었지만 골프장 하나 없는 섬에서 꿋꿋하게 자란 과묵하고 온순한 청년처럼 솔직하고 성실했다.
명실공히 PGA 챔피언이라는 명칭이 붙었음에도 불구, 최경주는 대회가 끝난 뒤 이번 대회동안 그를 응원해준 현지 교민들과 18번홀 그린 앞에 앉아 함께 기뻐하는 순수함과 겸손함을 보여줬다.
타이거 우즈가 흑인 소년들에게 골프의 문을 열어줬다면 최경주는 오늘도 연습장에서 공을 때리며 훗날 매스터스 대회 우승을 꿈꾸는 한인 소년 골퍼들의 우상일 것이다. 그러나 미래 최경주를 꿈꾸는 소년들과 그 소년들을 키우는 부모와 지도자들이 꼭 알아 둬야할 점이 있다.
섬 생활은 ‘인내’, ‘인심’, ‘인정’(人情)을 마음속에 심어주지만 ‘인조’, ‘인공’, ‘인스턴트’ 등의 단어와는 거리가 멀다. 그렇기 때문에 최경주는 결코 요즘 우리 주변에서 흔히 찾아볼 수 있는 ‘인스턴트 스타’는 되지 않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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