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ACC 한인타운분교(소장 최숙희)에 가면 낯익은 얼굴을 만날 수 있다.
82세의 고령에 아랑곳없이 기말 프로젝트 준비로 정신없이 바쁜 정원훈씨. 아직도 한인타운에서 이름만 대면 다 아는 올드타이머, 전 외환은행장이다. 평소 서예 솜씨가 전문가 수준으로 매년 남가주미술가협회 회원전에 작품을 출품하기도 했던 그는 은퇴후 ‘학생’이 되어 새로운 작품세계를 일구고 있다.
지난 주 LACC 한인타운분교에서 만난 정씨는 수강중인 미술사 수업이 어느새 학기말을 맞았다며 필요한 자료를 수집하고 때로는 관계자들을 인터뷰하느라 여념이 없었다.
"매 수업마다 30∼40 페이지 분량의 교과서를 읽고 수업 준비하는 것이 쉽지 않지만 빠져들 정도로 재미가 있다"고 전한 정씨는 "작년 8월 LA로 옮겨와 타운을 돌아보던 중 우연히 LACC 한인타운분교에서 미술사개관 강좌를 발견해 신청했는데 교과서 선정에서 수업진행방식에 이르기까지 참으로 매력적인 클래스"라고 흡족해했다.
담당교수 드바자 박사는 "미스터 정은 치밀한 수업준비로 심도 있는 발표를 해 학급전체에 도전을 주는 모범적이면서 매우 겸손한 학생"이라며 칭찬을 아끼지 않았다. 얼마 전 동양 미술사 시간엔 알아주는 서예솜씨로 수묵화를 준비해와 수강생 전원에게 나눠주기도 했다는 것.
이처럼 LACC 한인타운분교에 가보면 대학생 외에 여러 부류의 사람들이 활발히 이용하는 모습을 볼 수 있다. "정원훈씨 외에 이름만 들어도 금방 알 수 있는 한인타운 유명인사들도 많다"는 것이 최숙희 소장의 귀띔. 미육군 예비역 장성, 한인회 임원, 전임 단체장들이 컴퓨터나 영어 수업에 지각 한번 없는 개근 모범생으로 출석하고 있다.
또 ESL과 부동산개론을 선호하는 주부들은 물론 대학학점 3학점으로 고교 10학점을 인정받을 수 있어 영어, 수학, 과학 등을 선택해 수강중인 고교생도 셀 수 없이 많다.
이처럼 연령·직업·성별을 불문한 많은 한인들이 이곳 분교에서 배움의 열정을 불태우자 본교에서도 평가를 달리하는 눈치.
최소장은 "지난해 LACC가 한인타운에 분교를 세우려는 움직임이 있던 당시 ‘Koreatown Education Center’라는 분교명에 대해 주저하던 총장 이하 행정가들은 한학기가 지난 지금 분교 운영을 적극 지원하는 분위기"라며 한인들이 최대한으로 이용하길 바란다고 전했다. <글·사진 김상경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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