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가주 호텔업계에서 최대 규모를 자랑하는 14층짜리 ‘힐튼 애나하임’ 호텔(객실 1,572개)의 제너럴 매니저 리처드 함씨를 만나는 사람들은 다소의 놀라움을 감추지 못한다. 대개 그들의 질문은 "올해 몇 살이십니까?로 시작된다.
그의 나이는 올해 35세다. 그는 지난해 ‘힐튼 애나하임’ 호텔 역사상 최연소 제너럴 매니저로 임명됨으로써 세인들은 함씨의 나이에 관심을 갖게 된 것이다.
호텔측의 관점에서 수장으로서 그의 나이는 중요한 결정 요소가 못된다. 그의 긍정적이며 합리적인 사고방식, 정열적인 의욕, 뛰어난 통솔력 등이 호텔 운영에 플러스 요인으로 작용하고 있다는 사실만이 소중할 뿐이다.
그는 소위 ‘힐튼 애나하임 호텔맨’으로 불린다. 지난 93년부터 96년까지 ‘힐튼 포틀랜드’ 호텔에서 프론트 오피스 운영 디렉터로 외도한 것을 제외하곤, 입사이래 줄곧 이 곳에서 잔뼈가 굵었다. 이는 속속들이 이 호텔 운영에 관해서는 그를 따라올 직원이 없다는 것을 의미하기도 한다. 그는 지난 88년 호텔에서 우편물을 배달하는 것으로 일을 시작, 여러 직책을 섭렵하고 최고위직인 제너럴 매니저까지 승진했으니 입지전적인 인물로 추켜세워 줄 만하다.
그는 치열한 경쟁을 이겨내며 빠른 속도로 최연소 제너럴 매니저까지 오르게 된 배경에 대해 상세한 설명을 주저하며, 웃음으로 대신했다. 자기를 자랑하는 것이 조금 쑥스러웠던 모양이다. 다만 제너럴 매니저로서 호텔운영 철학에 대해서는 확신에 찬 목소리로 이야기했다.
"사람의 얼굴에는 입은 한 개, 귀는 두 개 달렸습니다. 말을 많이 하기보다는 다른 직원 혹은 고객들의 이야기를 귀담아 듣고, 이들이 요구를 수렴, 운영 정책에 반영하고 있습니다."
그는 제너럴 매니저로 발탁됐을 당시 "가장 사소한 것을 완벽하게 처리해야 큰 일을 완전하게 이루어낼 수 있다"는 호텔 측의 조언을 지금도 잊지 않고 실천에 옮기고 있다고 했다. 이를 설명할 때 그의 살아 있는 눈빛은 더욱 빛났다.
그는 또한 기쁨과 친절의 전이에 대해서도 설명했다. 즉 자신이 다른 사람을 친절하게 대하면, 그 사람은 또 다른 사람을 친절하게 대하게 되는 등 한 사람의 친절은 모든 다른 사람에게 옮겨질 수 있다는 것이다.
호텔은 애나하임 컨벤션센터 바로 옆에 위치, 고객 유치에 최적의 입지조건을 갖추고 있다. 호텔은 입지조건뿐만 아니라 함씨의 운영방침에 순응하는 전체 종업원 1,100명의 일사불란한 팀웍, 고객들에 대한 이들의 친절함, 호텔의 청결함 등이 호텔의 성가를 높여주고 있다.
"너무 바빠 아직 결혼을 하지 못했습니다." 부모의 의견에 동의, 한인 여성을 부인으로 맞이하고 싶어하는 그는 칼스테이트 롱비치 대학에서 정치학을 전공했으며, 한때 법대에 진학, 변호사가 되려고 했으나 호텔 근무가 너무 재미있어 이를 포기했다고 했다.
"오늘 겪은 일이 내일 다시 반복되는 경우가 거의 없습니다. 그래서 매일 새로운 기분으로 일하곤 합니다. 다양한 사람을 만나는 일도 재미있고, 바쁜 스케줄을 소화하다보니 시간도 잘 가, 지루한 것을 모르겠습니다."
〈황동휘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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