벨 플라워에 산다는 디미트리 갈리오스(36·컴퓨터 프로그래머). 그가 R&B 스타일의 ‘One Last Cry’를 달콤한 목소리로 부르자 관중들은 숨을 죽인다. 고난도의 기교를 마음껏 뽐내며 노래 부르기를 마치자 휘파람과 박수로 장내가 떠나갈 듯 하다. 약 8년 째 동네의 가라오케 바에서 노래 부르기를 즐겨왔다는 그는 엑스포를 둘러본 후에 가라오케 시스템의 구입을 고려 중이라고 했다.
하나 같이 프로 가수보다 나은 노래 실력을 자랑해 우열을 가려내기가 힘들었는데 ‘My Funny Valentine’을 부른 윌리엄 조든(애나하임), ‘Uninvited’를 부른 제니 아이젠하트(가디나)가 1등으로 뽑혀 스폰서에서 제공하는 부상과 1,000달러의 상금을 받았다.
축제를 기획한 피터 파커는 ‘교사, 버스 운전사, 플러머, 변호사 등 각계각층의 다양한 사람들이 대회에 참가했다’면서 ‘가라오케를 즐기는 주류 사회의 인구가 그 어느 때보다 늘고 있다’고 최근 추세를 설명했다. 그는 어느 언어로 된 노래로도 출전이 가능하다며 내년 가라오케 축제에 노래 실력 쟁쟁한 한인들이 많이 참가해 줄 것을 당부하기도 했다(문의 전화 714-826-2212).
LA한인타운 한 복판의 가라오케 바 브래스 몽키(Brass Monkey)는 미국을 구성하고 있는 다양한 인종의 노래를 모두 들을 수 있는 곳. 주말 밤은 물론이고 주중에도 한국 가요와 라틴 음악, 소울 뮤직, R&B의 선율이 흘러나온다. 누군가가 시작한 프랭크 시나트라의 ‘My Way’. 하나 둘 따라 부르다 보니 모두가 참여하는 합창이 되면서 분위기는 뜨겁게 달아오른다. 참 오랜만에 느껴보는 살아있는 분위기다.
전혀 모르던 이들이 노래를 매개로 친구가 되고 공감대를 형성할 수 있는 가라오케. 꼭 가수처럼 노래를 잘 해야 맛일까. ‘My Best Friend’s Wedding’의 카메론 디아즈처럼 음정과 박자를 완전히 무시한 음치일 지라도 함께 함으로 즐거운 시간을 보낼 수 있다면 그것으로 충분하다. “가라오케에 가서 기분 내자”고 미국인 친구들이 먼저 제의해 오는 날도 머지 않은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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