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 기자의 눈
▶ 김대영 (취재부 차장대우)
월드컵 본선에서 처음으로 한국팀이 강호 폴란드 팀을 꺽고 승리하자 뉴욕 일원의 한인들은 환희와 감동에 휩싸였다.
만나는 사람들마다 월드컵 얘기가 단연 화제였고 대부분은 경기장을 찾지 못한 것이 못내 아쉽다며 안타까움을 금치 못했다.
경기가 끝난 뒤 소감을 묻는 뉴욕과 뉴저지 축구협회 임원 등은 "너무 기쁘고 가슴이 벅차 할말을 잊었다. 한국팀의 선전은 뉴욕 한인동포들에게 뭐든 해낼 수 있다는 자신감을 주기에 충분했다"며 동포사회에도 축구붐이 일어날 것으로 기대했다.
경기가 열린 시간대의 플러싱과 팰리세이즈 팍 등 한인 밀집 지역거리는 한인들이 직장과 집 등지에서 한국팀을 응원하느라 정적만이 감돌았다.
한국팀의 선전은 한민족의 저력을 과시했고 이역만리 미주 동포들에게도 신선한 충격으로 다가갔으나 한인 1세대와 2세들의 느낌은 확연히 달랐다.
경기가 끝난 뒤 만난 한인 고교생과 대학생 등 한인 2세들은 한국전을 봤냐는 물음에 "부모님 등으로부터 얘기를 들어 알고는 있다"고 했고 느낌을 묻는 질문에는 "가슴 뭉클할 정도의 느낌이 와 닿지는 않지만 기분은 좋다"고 응수했다.
부모 등 가족과 함께 한국을 서너 차례 다녀왔다는 고교 졸업반인 한 여학생은 "월드컵에 대한 얘기는 학교에서 별로 없고 한인 친구들도 별다른 관심을 보이지 않고 있는 것 같다"며 "그러나 한국이 승리했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축구에 남다른 관심을 보이고 있는 축구협회나 한인 1세대들은 2세들의 반응에 대해 "한국팀이 월드컵 본선에 진출하고도 단 한차례도 승리하지 못해 월드컵 1승이 국민적 염원이라는 사실을 잘 알지 못하는 것 등이 주원인인 것 같다. 자녀들과 함께 기쁨을 나눌 수 있으면 좋겠다"며 "자녀들이 장차 성인이 되면 부모의 조국에 대한 열정이 사라지지 않을까 하는 생각에 착찹하다" 는 얘기도 했다.
반면 한국서 태어난 20대 유학생 상당수는 함께 모여 한국전을 시청하는 등 이민 1세대 못지 않은 열기를 보였다.
미 주류사회를 이끌며 한민족의 긍지를 더높힐 이민 2세대들의 한국팀에 대한 덤덤한 반응과 느낌은 이민 1세대들이 해결해야 할 과제다.
한민족이란 정체성에 대한 불확실성으로 인해 이민 2세대들이 겪는 마음의 갈등을 치유해주고 이들에게 한민족의 뿌리를 심어줄 때가 온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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