케네디가문이 또다시 세인의 관심권 안으로 진입했다.
고 로버트 케네디 연방 상원의원의 미망인 에델의 조카인 마이클 스캐이클(41)이 27년전 이웃 친구소녀를 살해한 혐의로 기소돼 7일 유죄 평결을 받은 것.
’스캐이클 살인사건’은 그동안 3권의 관련 책자가 나올 정도로 주류사회 내에서 커다란 반향을 불러 일으켰다. ‘주인공’이 돈 많고 명망 높은 케네디 가문의 일원인데다 사건 발생 27년만에 재판이 이루어졌다는 점, 범행 당시 주요 관련자들이 모두 10대 청소년이었다는 점 등이 세인의 호기심을 자극하는데 기여했기 때문이다.
그러나 재판은 쉽지 않았다. 워낙 오래전에 일어난 사건이라 실증은 없고 정황에 입각한 추측만으로 재판을 끌어갈 수밖에 없어 검찰로서는 승소를 기대하기 어려운 싸움이었다.
중요한 증인 중 3명이 재판이 시작하기 전에 사망했고, 살아있는 증인들도 1975년 10월에 일어난 일들을 정확히 기억해내지 못했다.
재판이 시작되기 전 캐이클의 변호인단은 사건발생 당시 캐이클이 15세의 미성년자였다는 이유를 앞세워 그를 청소년법정에 세워야 한다고 주장, 뜨거운 법리논쟁을 불러일으키기도 했다. 한마디로 말도 많고 탈도 많았던 재판이었다.
장장 27년만에 일단락 된 문제의 살인사건은 할로윈 전야인 1975년 10월30일, 착하고 예쁜 15세 소녀 마사 목슬리가 코네티컷주 그린위치에 자리잡은 자신의 집 밖에서 골프채에 맞아 무참히 살해된 시체로 발견되면서 시작됐다.
경찰의 사건현장 기록에 따르면 목슬리를 후려친 골프채는 세동강으로 부러져 100피트 떨어진 곳으로 날아갔다. 타격의 강도가 얼마나 심했는지를 짐작케 하는 대목이다. 시신은 집밖 80피트 떨어진 나무 아래서 청바지와 속옷이 끌어내려진 채 발견됐고, 피살자의 목에는 골프채 조각이 박혀 있었다.
범행 흉기로 사용된 골프채가 스캐이클 모친의 소유라는 사실을 알아낸 경찰은 당시 15세 였던 스캐이클을 비롯, 그의 형 토마스와 가정교사 케네스 리틀튼 등을 용의자로 지목하고 수사를 벌였으나 결정적인 단서를 잡지 못했다.
스캐이클에게 혐의가 돌아가게 만든 증언은 바로 그의 입에서 나왔다.
97년 자서전을 쓰기 위해 대필자가 녹음한 인터뷰에서 스캐이클은 목슬리가 살해된 날 알콜과 마리화나에 흠뻑 취한 상태였다고 술회하고 강한 성욕이 발동해 나무에 올라가 목슬리의 침실을 엿보며 자위행위를 했다고 고백했다.
자신이 범행을 저질렀다고 직접 고백한 내용은 없지만 스캐이클은 "목슬리의 모친이 사건 다음날 목슬리를 봤는지 자신에게 물어봤을 때 당황했으며 그녀가 혹시 나를 보았는지 우려했다"고 말해 범죄를 사실상 시인했다는게 검찰의 주장이다. .
배심원은 3일간의 심의 끝에 평결에 도달했는데 형량판결은 7월16일 내려질 예정이다. 스캐이클은 선고공판에서 최고 종신형을 선고받을 수 있다.
<우정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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