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7일 애틀랜타 브레이브스전에서 1⅓이닝 동안 9실점하는 생애 최악의 피칭을 보인 박찬호(28·텍사스 레인저스)가 머리를 완전히 밀어버리고 명예회복이 걸린 일전에 나선다.
12일 텍사스 알링턴 볼팍에서 벌어지는 신시내티 레즈와의 인터리그 3연전 최종전은 박찬호로선 커리어가 걸려 있다고 봐도 과언이 아닐 정도로 중요한 출격이다. 팀의 스태프 에이스로 5년간 6,500만달러의 거액을 받고 입단했으나 몸값을 해내기는커녕 전혀 에이스답지 않은 투구내용(2승3패·방어율 10.94)으로 팀의 사기를 떨어뜨림으로써 전력의 마이너스 효과만 되고 있다는 팀 내외의 따가운 시선에 둘러 싸여 있는 박찬호로선 사실상 배수진을 친 출전이다. 여기서도 지난번 같은 부진을 되풀이했다간 거의 회복불능의 처지에 빠질 수 있는 일대 위기. 이기지는 못하더라도 최소한 나아지는 모습을 보여줘야 한다는 부담이 엄청난 상황이다.
박찬호 본인도 물론 상황의 절박함을 인식하고 있다. 메이저리그 진출 후 3번째로 머리를 완전 삭발한 것도 이대로 주저앉을 수 없다는 투혼을 다지는 몸부림이나 매한가지다. 하지만 현실은 냉정한 것. 최악을 오가며 시즌 내내 안 좋던 구위가 5일만에 갑자기 좋아지기를 기대하기란 무리일지 모른다. 또 부진의 원인이 부상 후유증으로 인한 육체적인 것인지, 박찬호 본인의 말처럼 심리적인 것인지가 모호한 것도 문제를 복잡하게 하고 있다. 원인이 무엇인지 확실치 않은 가운데 해결책이 나올 수 없기 때문이다.
하지만 박찬호는 자기 말처럼 ‘여기서 주저앉을 수 없기에’ 삭발의 투혼으로 재기에 나선다. 상대인 레즈는 현재 내셔널리그 중부조 선두를 달리는 만만치 않은 상대. 과연 삭발투혼이 추락하는 ‘코리안 특급’을 건져낼 수 있을지 주목된다. 경기는 오후 6시5분(LA시간)부터 벌어지며 TV 중계는 없다.
<김동우 기자> dannykim@koreatime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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