요즘 월드컵 기사를 읽으면 속 안에서 무엇인가 물컹하고 올라오는 듯한 감동을 느낀다. 한국의 온 국민들이 하나가 돼 목청이 터져라 응원하는 기사를 읽거나 미국과의 경기에서 눈 위가 찢어진 황선홍 선수가 마치 터반(Turban)을 연상케 하는 붕대를 머리에 감고 뛰는 모습을 봤을 때 왠지 모르게 가슴속에서는 뜨거운 열기가 느껴졌다.
기자는 미 시민권자다. 해외로 여행을 나갈 때 공항에서 분명히 ‘아메리칸’으로 취급받는 당당한 미 시민권자이다. 그럼에도 불구, 한국과 미국이 스포츠 경기에서 맞붙었을 때 기자는 한국팀을 열렬하게 응원했다.
이을용 선수가 패널티킥을 실축했을 때, 최용수 선수가 결정적인 찬스를 골로 연결하지 못했을 때는 한국의 붉은 악마 못지 않게 탄식했고 안정환 선수가 골을 넣고 ‘오노 세리모니’를 했을 때는 서울의 그 어느 시민보다 통쾌해 했다.
그러한 ‘모국애’는 요즘 새벽 플러싱 영빈관을 찾는 한인들의 마음과 일치하는 것이리라…
그러나 요즘 한국 신문을 보면 ‘한국팀의 월드컵 16강 진출은 4,700만 국민들의 염원’이라는 제목이 자주 눈에 띈다. 4,700만 국민들이란 남한 인구를 뜻하는 것이다.
비록 국적은 미국인이지만 대한민국에서 태어났다고 자부하는 미주 동포들은 새벽잠을 설쳐가며 ‘대∼한민국 짝짝 짝짝짝’을 외쳤다.
그러나 한국의 여론에 있어 미국을 비롯한 전 세계에서 ‘한국 태생’이라는 긍지를 갖고 살고 있는 600만 해외 동포의 ‘대∼한민국 짝짝 짝짝짝’은 ‘벙어리 입 뻥긋’에 불과할 뿐이다.
하지만 괜찮다.
우리는 또다시 새벽을 지새며 4,700만 한국인들과 함께 한국의 16강 진출을 염원할 것이다. 한국의 승리를 위해 필승을 외칠 것이다. 한국이 지면 팔이 안으로 굽기 때문에 미국을 응원하는 것이 아니라 피는 물보다 진하기에 폴란드를 응원할 것이다.
마음이 여려서일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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