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붉은 악마의 유니폼을 운좋게(?) 얻었다. ‘붉은 악마가 되자(Be the Reds)’라는 글자가 새겨진 이 유니폼을 입고 있으니 주위사람들이 모두 자기도 구해달라고 난리다.
한국의 월드컵을 보면서 한인들이 가장 감탄한 사안 중 하나가 운동장과 전국 곳곳에서 일고 있는 응원 열기다. 그냥 열기라고 표현하기에 부족할 정도다. 그렇다고 ‘광기’로 표현하기엔 너무도 이성적이다.
‘붉은 파도’처럼 응원석에서 대형 태극기가 올라가고 일제히 손을 들어 ‘대∼한민국’과 ‘오 필승 코리아’를 외치는 장면은 온몸에 전율을 일으키게 한다.
무엇이 한국의 전국민을 열성적인 응원부대로 만들었을까. 한국의 그 심한 ‘레드 콤플렉스’조차 일거에 날려버린 붉은 악마의 위력은 어디서 나왔을까.
‘붉은 악마’라는 이름은 지난 83년 멕시코 세계 청소년축구대회에서 한국팀이 4강에 올라, 외국 언론들이 ‘붉은 악령(Red Devils)’ 등으로 부르면서 유래됐다. 그 뒤 PC통신의 축구 동호인들이 축구경기를 보며 북과 꽹과리를 준비하고 플랭카드 등을 만들면서 응원단의 모습을 갖추게 된다.
이들은 지난 97년 프랑스 월드컵 예선전을 앞두고 한국국가대표팀의 유니폼과 같은 색깔에 맞춰 붉은 악마로 개칭한 뒤 확산되기 시작해 지금은 회원이 12만명에 이른다.
멀리 미국땅에 있지만 한인들의 월드컵 응원 열기도 갈수록 뜨거워지고 있다. 붉은 색상의 옷이나 모자를 쓴 한인들의 모습이 많아지고 이제는 ‘대∼한민국 짝짝 짝 짝짝’ 정도의 응원은 따라하게 됐다.
옆사람의 눈치를 보던 한인들도 분위기에 점차 동화돼 그동안 쌓인 스트레스를 푸는, 축제가 되고 있다. 18일에는 처음으로 경기 후 한인 응원단이 맨하탄과 플러싱 일대에서 태극기를 흔들며 거리를 행진하면서 승리를 자축했다.
그동안 남미나 유럽의 국가가 승리하면 그곳 출신 이민자들이 국기를 흔들며 자동차 경적을 울리며 즐기는 모습을 자주 봐왔다. 남의 일처럼 여겼던 일이 이제 우리에게도 다가왔다.
오는 22일 8강전에서 승리하면 우리 모두 길거리로 나서자. 우리는 우리의 축제를 즐길 권리가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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