너무나 짜릿한 감동의 역전극이었다. 환희의 드라마였다. 장엄한 스펙터클이었다. 차라리 기적이었다. 아니 현실이었다. 긴장과 탄식과 땀으로 점철됐던 117분. 마침내 안정환의 헤딩슛이 이탈리아의 골문을 갈랐다. 순간 탄식은 감동으로, 땀은 눈물로 바뀌며 장엄한 승리의 축포가 울려 퍼졌다.
한국이 세계 축구의 새 역사를 창조한 순간 대한민국은 하나가 됐다. 미주 한인도 함께 얼싸안았다. 환희의 물결은 지구촌 곳곳으로 넘쳐흘렀다. ‘우리는 마침내 해냈다’는 감격에, 자긍심에 조국을 떠나 있는 해외동포들은 모두 눈물을 흘렸다. 가슴으로 함께 운 것이다.
불과 1년 전과 비교해 볼 때도 전혀 다른 축구였다. 히딩크가 조련한 한국팀의 지칠 줄 모르는 체력과 투지, 기량과 전술은 이미 세계 수준에 이르렀다. 거기에 필승의 정신력까지 갖추었다. 세계의 강호 포르투갈을, 이탈리아를 잇달아 격파한 것은 결코 운이 아니었다. 실력이었다.
한국이 세계 축구의 새 역사를 창조한 데에는 투지에 찬 선수와 히딩크의 지도력은 물론 붉은 악마와 거리 응원에 나선 신세대, 그리고 온 한국민과 500여만 해외동포의 ‘하나 됨‘이 있었다. 모두가 하나가 되어 신념으로 일구어낸 신화가 ‘한국 축구의 세계화 성공’이라고 보아야 할 것이다.
한국은 이제 세계인의 주목을 받고 있다. 그 스포트라이트는 미주의 한인에게도 쏟아지고 있다. 그것은 한국이 월드컵 공동 주최국이고 8강에 진출했기 때문만은 아니다. 수백만의 인파가 거리로 나와 응원을 펼치는 열정, 분출된 국민적 에너지, 그러면서도 조금도 흐트러짐이 없는 한국민의 성숙한 시민의식을 세계는 놀라움으로 지켜보고 있는 것이다.
월드컵은 세계인의 축제다. 월드컵은 단순한 축구경기에 머무르는 게 아니다. 세계시민의 글로벌 축제로 거듭나고 있는 게 월드컵이다. 화합의 한 마당이고 국제적인 문화 페스티벌이다. 이같은 월드컵의 호스트가 한국인이다. 이 점에서는 미주 한인도 예외가 아니다. 아니, 전 세계의 해외동포 모두가 마찬가지다.
승리의 축포는 쏘아졌다. 그 축포는 그러나 4강이니, 우승이니 승부에만 집착한 축포가 아니다. 세계화 시대의 성숙한 주역으로서 세계를 품고 나아가자는 진군의 신호탄이다. 코리안-아메리칸으로서 긍지를 가지고 커뮤니티가 하나됨이 그 시작이다. 그 축포는 미주 땅에서 또 한차례 ‘코리안 신화’를 일구자는 신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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